냇가이야기/젖줄일기

11월 18일 프렉탈과 미니멀리즘..자연은 반복,음악,수학/첫얼음/말똥가리

잉화달 2009. 11. 18. 20:04

17일은 대전에 가야해서 어쩔 수 없이 젖줄일기를 쓰지 못했습니다.  --;;

 

ㅇ 저는  음악에는 정말 젬병입니다.   그 반복과 기능적 요소들이 그리고 콩나물 기호들이 짜증나서 언제고 악기의 소리를 내는데에서 만족하고는 포기하는 일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음악을 놓치지 못하는 것은 그 변화와 반복의 조화...  그리고 오감 가운데 제 감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귀에서 전하는 느낌 때문입니다.

 

저랑 같이 사는 아줌마는 저만의 냄새 때문에 저와 결혼을 했다고 합니다.  

음악을 하는 여자가 청각이 아닌 후각때문에 결혼을 하다니 참 우습네요.

저는 청각으로 세상을 이해하기를 좋아합니다.     세상의 모든것들이 파동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생각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세상은 말씀으로 지어졌고, 말씀은 파동이고 파동은 곧 입자라고 생각합니다.     입자는 파동을 통해 존재함을 주기적으로 알리는데 이 것이 일정한 형식의 반복을 가져오고 수학이나 자연계의 프렉탈현상등은 자연스러운 이런 입자간의 존재감을 통한 의사소통이라고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초끈이론이나 M-이론이란 것에 흥미를 느끼는 요즘이기에 더더욱 제 논리를 스스로 곤고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존재를 느끼는 가장 좋은 감각기관은 눈이 아닌 귀라고 생각합니다.     또 곁길로 새어나가네요.   다시 돌아옵니다.

 

음악은 그러한 반복적 파동들의 일정한 변화에 따른 조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모든 사물들의 존재를 규명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이고 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귀 가까운 곳에서 음악이 항상 흘러나옵니다.  똑 같은 지형의 시냇물에 물의 흐름은 거의 비슷한 유속과 양으로 같은 곳을 흘러가지만..  그런 무수한 반복들도 일정하게 다른 변화상을 가지고 있는 조화라는 패턴이 있습니다.....  일정 한 파동의 프렉탈이죠.

그래서 시냇물소리는 반복속의 미세한 변화로 가장 아름다운 음악 가운데 하나가 되죠... 

 

"극단적으로 반복적 파동속의 미세한 변화" 라는 주제에 대한 무차별적 사랑으로 인해.... 

한때 에릭사티에서 시작했던 제 미니멀음악에 대한 집착은 필립그라스류의 음악가를 만나면서...  

1년정도.. 미니멀리즘적 음악에 푹 빠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형태의 20세기의 미니멀리즘적 미술,글...등등의 예술들..  이것 저것.. 

결국에는..   자연에 귀결되게 한 계기는 음악이었습니다.   그리고 반복이란 것이었습니다.

극단적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것을 싫어하는 제가

반복이란 것 때문에 자연을 찾았다는 것은 참 우스운 일입니다.

그래서 지난 몇 년간 꿈에 그리던..  그리고 현실이 된 2월부터의 일.... 

지금의 자연을 찾는 일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반복적 계절.. 반복적 개발.... 반복적 보호까지도...  추스려 반복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

  

어찌보면 모순같은 변화와 반복....  그러나 반복은 변화의 동기를 부여합니다. 그래서 곧 반복은 변화의 시작인 것이지요.  ^^ 

 

갑작스럽게 프렉탈이나 반복의 연장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도형들에 대한 감상에 젖게 한 것은..

그래서 장문의 수다로 여러분을 어렵게 한 이유는....  

 

추워진 날씨 때문에 살얼음이 얼고...  아침나절에 보게된 서리 때문입니다.

서릿발의 이 육각형의 연속적인 반복으로 생긴 육각기둥은.. 보면 볼수록 눈의 육각형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연출합니다.  미니멀리즘 음악들을 생각케 하는 이미지 입니다.

이 이미지는 아래 사진의 쑥잎에 만들어진 서리의 모습을 확대 한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하천에서 햇빛이 많이 비치는 따뜻한 곳 보다 그늘진 곳의 풀들이 아직 더 푸릇한 것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가만히 이유를 생각해보았는데.. 지난번 지천발원지탐사때 함께 하셨던 숲전문가 김삐리리 원장님의 말씀이 생각나더군요.    아 그렇구나  햇빛을 잘 받는 곳은 서리가 잘 내리는 곳...

서리를 피할 수 있는 곳이 식물의 조직이 상하지 않고 더 오래 푸르를 수 있구나 하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쑥잎도 윗부분의 다리와 갈대의 역할로 그 동안 어느정도 찬바람과 서리를 피해주어서 푸르름을 유지했던 모양입니다.

 

 오늘은 냇가에 첫 얼음이 얼었습니다. 비록 살얼음 수준이지만... 이 얼음이 어는 동안 어젯밤 1년만에 한번 찾아오는 유성우(별똥별비)을 보느라 야외에 있던 사람들이 무척 혼이 났었습니다.  

 물의 깊이가 얕은 논의 물은 이렇게 얼어버렸더군요.

 억새는 더 하얗게 빛납니다.    비람이 세찬 곳의 억새는 이미 이 풍성함을 모두 잃은 녀석도 많습니다.

바람에 씨앗을 날리느라 말이죠.    알파에서 시작한 억새도... 오메가로.. 변해 다시 알파가 되었습니다.

기독교에서 하나님은 알파와 오메가요 스스로 있는자라 하였다죠?    시작은 곧 끝이요 끝이 시작이라는 의미와  불교의 윤회 또한 같은 맥락임을... 알파와 오메가에서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식물들이 씨앗에서 시작해서 씨앗으로 끝나고 모든 동물들이 흙에서 시작해서 흙에서 끝나니 곧 씨앗이 씨앗이고 알파이며 오메가임으로...

 백할미새가 추운 겨울 꺾여버린 부들줄기를 의지해서 개울가에 서 있습니다.

 한 겨울철 참새목의 친구들이 가장 즐겨 먹는 먹이가운데 하나가 들깨입니다.    오늘은 까치가 들깨이삭을 들고 타작이 끝나고 남겨진 들깨알갱이들을 쪼아먹고 있습니다.

물론 까치는 뭐든지 잘 먹습니다.   수리가 사냥한 물고기 뺏어먹기 부터..  감과 사과 저런 들깨 땅콩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어째서 길조라고 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ㅎㅎ

 

털발말똥가리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인데...  이 친구는 일반적으로 보던 말똥가리와 색깔이 많이 다르네요.

발톱 인근의 털도 무성한 것이 혹시??  그 귀하다는 털발말똥가리??  ^^  목덜미의 색깔로 봐서 일반말똥가리같기도 하구요.. --;;  

 

 말똥가리를 닮은 썬더볼트...  A-10공격기는 오늘도 맹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일이면 군산비행장에서 날아온 이 친구들의 대빵 오바마께서 우리나라를 찾는 날이죠?

 

 노란깃발 안쪽에서 사냥을 하던 도요새는...  자기보다 덩치도 작은 흰목물떼새에 쫒겨... 노란깃발 바깥쪽으로 도망왔습니다.  제 옆에서 저를 무시하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큰~~말똥가리가 제 차를 앞질러 지나가길래..  살짝 따라가봤습니다. 

저 깃털들의 반복적 프렉탈도...  그리고 그 깃털을 확대햇을때의 또 다른 반복들도..

일정한 질서로...  공기의 흐름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양력을 발생시키는..

자연의 한 모습입니다. 

 나무위에서 쉬면서..  주변을 살피는 모습입니다.     반복적인 저 비늘모양의 밤색 무늬도 역시나 반복적인 굴피로 수형을 가진 주름진 굴참나무가지와 어울려 위장하기 위한.. 자연의 놀라운 미니멀리즘입니다.

 

 똥도 싸고...  이 것 저것 다 하더니...  가벼워진 몸으로 출발합니다.   또 다른 사냥을 하기 위해....

처음..  양력을 많이 받기 위해...  반복무늬의 꼬리깃을 최대한 부채살 모양으로 벌리고 이륙하는 장면입니다.

황조롱이의 정지비행에서도 이렇게 부채살로 꼬리깃을 벌리고 양력을 받는 모습을 보게되는데...

인간은  이런 모습을 보고 비행기라는 자연을 흉내낸 모방품을 만들었습니다.

 

 그저께 흰꼬리수리가 있을때는 모두 줄행랑을 쳤는데.. ... 오늘 말똥가리가 뜰때는  그런대로 덜 놀라더군요.

아무래도 말똥가리는 흰꼬리수리처럼 오리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가 봅니다.   

어치나 직박구리류 정도 크기의 새들이나 쥐를 먹기때문에...  신경을 별로 안쓰고 푹 자고 있나 봅니다.

 직박구리나 까치를 닮았다고 할까요?   날아가는 모습도 비슷하고..   소리도 시끄러운 우리 공군의.. 강습헬기..  아니 육군이 강습이죠.. 공군은 지원용으로 쓰나?   아무튼 다목적 헬기 UH-60이 수시로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보조기름탱크도 달고 가는 모습이...  아까 A-10과  한미 통합 기동 훈련 중 인가 봅니다.

반복적인 프로펠러짓으로...  공간변화를 추구하는 문명의 이기이죠...

 오늘도 천정대로 해가 지려 하고 있습니다.    반복적 바람의 흐름에 따라 반복적으로 고개를 젖고 있는 억새들의 모습입니다.   오늘도 반복무늬의 구름을 따라  날마다의 반복 중 하나로 해가 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억새들도.. 석양과 같은 처지입니다.   내일 해가 떠오르겠지요?

내일의 억새는 또 오늘의 억새와 다른 억새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말하지만..  경계선을 명확하게 지켜야 하는 억새가 될지.. 아니면 그냥 모두 사라지고 꽃밭으로 인위적으로 정리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GS건설이 알겠죠.    조감도로 설명한데로 시공하겠죠.

오리떼들도 모두 논으로 밭으로 출근하고 난 금강은..  낮동안 그네들의 쉼터역할을 끝내고...

비로소 자신의 휴식을 찾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곳은 왕진나루 앞쪽의 하중도 그리고 지천하구와 천정대의 모습입니다.

이런 일상들의 반복이...  조금씩 세상과 우주와 자연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도 자연의 한 부분이고 조각이기에 우리 안팍의 모습들도 그것과 닮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