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1 오후 금강변과 잉화달천-물속풍경 천장호(칠갑산동쪽수계지역)
왜 1-2년생의 초본과 식물들이 10월 11월의 바람을 이용해 필사적으로 바람에 씨앗을 날리는지 이제 이유를 알게 되었네요. 사실 2월의 바람이 11월의 바람보다 훨씬 더 세차고 날리기도 쉬운데.. 고맘때의 바람에 날리는 씨앗이라고는 부들의 부분적인 씨앗.. 그리고는 거의 박주가리의 낙하산씨앗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이 11월의 바람에 최대한 자신의 후손들을 날리는데요..
가을철의 건조한 바람과 햇빛에 씨앗 자체가 품고 있는 수분이 대부분 20% 이내로 딱딱하게 굳어지기 때문에 겨울에 상해나 설해를 입을리는 없습니다. 그래서 겨울에 씨앗이 얼어죽었다는 이야기는 듣지를 못했고요. 그런데도 지금 12월의 들판을 황량하리만치 모든 들판의 풀들이 껍데기만 남아있거든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아마도 겨울철에 폭설이라도 오면 이렇게 이삭이 달려있는 꽃대가 부러지거나 파손될 확률이 그만큼 높고 그 눈 쌓인 곳 위로 씨앗이 떨어지면 낮에 씨앗이 물에 불어버렸다가 다시 추워진 밤에 얼어붙어버리는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습도조절면으로나 무거운 씨앗을 지탱하다가 눈이라도 내려 꽃대가 부러지고 바람을 탈 수 없는 땅으로 곤두박질 치지 않도록 가을철에 미리 되도록 멀리 씨앗들을 날려 보내는 듯 싶습니다.
그래서 미리 날려보낸 미래들을 땅 속에 숨겨두고 겨울의 들판과 냇가 강가에는 이렇게 비어있는 꽃대들로 황량해 보이기까지 하는 모양입니다. 그나마 눈이 덮인 강가는 평소보다 훨씬 포근해 보였습니다.
오전의 그 함박눈들도.. 금방 녹아버렸지만 말이죠.
천내리의 자연하천구간입니다. 가시박을 조사하기 위해 지나다녔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좀 덜 확산되는 느낌입니다. 이유는 역시 자연하천구간으로 기존의 생태계에 삽질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어있는 공간이 없이 먼저 자리잡은 식물군들이 자기방어를 철저하게 하기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시박의 피해가 덜한 지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저 윗쪽에 희미하게 보이는 골재채취의 흔적들은 여지없이 관목림을 따라 가시박들이 기어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불과 몇달 사이였는데 말입니다.
몇해동안 수문을 잘 열지 않던 대청댐이 올해 수문을 열었고, 그 이후 상류지방에 있던 가시박의 씨들이 하류로 내려오면서 8월중순부터 생장을 시작했었습니다. 순식간이더군요. 11월 중순에도 왕진리의 폐선근처의 양지바른 곳에서는 가시박이 새순을 내서 얼마 크지 않고 곧 바로 생식생장을 하는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늦게 싹이 튼 가시박이 불과 몇주일 사이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초인적인? 아니 초덩굴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죠. 겨울이 되기 전에 빨리 씨앗을 맺어야지 하는 비상한 종족번식능력은 외래종인 가시박이 어찌 알고 ㅎㅎㅎㅎ 아무튼 놀라운 종족번식능력으로 분명 대한민국의 하천변은 한동안 몸살을 앓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금강은 대청댐을 지나 연기쪽에 다다르기까지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강입니다.
그래서 거꾸로 흐른다 하여 모반의 강이라는 오명을 갖기도 하였죠. 그러나 대전과 연기를 지나면서 여타 다른 하천과 마찬가지로 동에서 서로 흐르는 대한민국 하천의 전형을 따릅니다. 그러다 보니 강의 좌안은 그늘이 지고 우안은 햇살이 비춥니다. 덕분에 눈이 와도 좌안은 쌓이고 우안은 녹고, 도시나 사람들이 빈번이 다니는 도로같은 조건이 없는 자연하천구간에서는 대부분 좌안에는 철새도 얼마 없고 모두 우안근처에서 일광욕을 즐기게 되는 현상이 생깁니다. 거의 모든 한반도의 동에서 서로 흐르는 하천들의 겨울은 이 공식이 성립됩니다. 좌안은 남향이고 우안은 북향이 되는거죠.
덕분에 난방여건이 좋지 못하던 옛날에는 햇빛이 잘 드는 강의 좌안 그러니까 북쪽에 들판이 있다면 그 쪽에 마을이 발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강 좌안의 대표적인 도시인 서울의 옛 한양 도성도 일종의 강의 윗쪽 남쪽을 바라보는 산의 아래에 둥지를 틀었다고 할 수 있음)
(좌안?우안? =>강의 흐름을 따라 하류를 바라보며 왼쪽의 강변을 좌안/ 오른쪽의 강변을 우안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풀들의 열매와 이삭을 비롯한 1-2년생 식물들의 씨앗이 들판과 논의 바닥에 떨어져 요맘때의논과 밭은 떼로 몰려다니는 까마귀나 까치 그리고 수면성오리들의 차지가 됩니다.
간혹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함께 먹이활동을 하는 밭종다리들도 있지만, 이렇게 논밭에 들어갈 용기가 없는 나무에 사는 소심하고 작은 새들은 좀 더 떫고 탄소함량도 떨어지는 나무의 열매들을 찾아다니며 겨울 허기를 해결하곤 합니다. 사진은 딱새의 암컷이죠. ^^
딱새가 먹던... 삐리리의 씨앗
침엽수의 구과류들은 사람들이 데려온 종자들이 많아서.. ^^ 이젠 전통적인 육송을 찾기가 점점 어렵죠.
리기다,낙옆송,낙우송,가문비,일본삼나무에 이르기까지.. 침엽수만큼 외국종을 데려다 심는 경우가 많은 나무는 거의 없습니다. 이 친구는 미국전나무같아보였습니다.
특이한 것은 임의로 심은 녀석이 아니라면... 풀이 아닌 나무가 자생하여 군락을 형성하거나 하는 우리나라의 주민증을 취득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중국에서 들어온 가중나무라던가 북미산인 아까시나무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귀화하여 자생하는 식물은 모두 1-2년생 풀들 뿐입니다.
부여보의 현장 모습입니다.
이중의 가물막이 공사에 H빔으로 구성되는 튼튼한 장벽까지 거의 70% 정도 강을 막았습니다.
크레인 세대에 쉴틈없이 눈이오나 비가 오나 일요일이나 밤이나 낮이나.. 계속 공사를 합니다.
한국사람들의 놀라운 추진력과 중동에서의 기적을 이해할 만 합니다. 놀라울 뿐입니다.
이렇게 덤프에 실린 흙들이 쉴틈없이 가물막이를 위해 강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흙탕물들은..
이중의 오탁방지막을 통해 걸러지게 되는데..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막지는 못합니다.
그냥 그 선에서 개발의 필요에 따라 타협합니다.
이 친구는 또 어떤 친구의 벌레집일까요? ^^ 식물의 겨우살이 도감이 필요한 싯점이 되었습니다. ㅠ.ㅠ
비록 1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참 많이 배웠는데..
그래도 냇가 하나를 이해하는데에 수천분의 일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배울것이 지천에 널린 것이 냇가인것 같습니다. 배워도 또 까먹고 또 새로운 것들로 아는 것들이 교체되고...
형편이 허락하는 대로 서점가를 두리번거려야 하겠습니다.
눈 쌓인 고란사와 선착장의 모습입니다. 오른쪽으로 살짝 보이는 절벽이 낙화암이죠..
전에 낙화암 이야기를 햇는지 모르겠지만.... 3천궁녀라는 말이 최초로 나온 것이 일제시대 유행가의 노랫가사였다고 하죠?
사료들을 분석해 보면 본디 660년 백제의 사비성이 함락될 당시 부여 사비성의 인구가 대략 5만 정도였다고 하니.. 3천궁녀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말입니다. ^^ ㅎㅎㅎ
잉화달천의 최고 경관지역의 하나 입니다. 이 바위에도 자주 수리부엉이들이 출몰하는 곳입니다. ^^
냇가의 물속을 오랜만에 들여다 보았습니다.
큰 물칭개나물이 겨울에도 그 특유의 푸르름을 간직하고 명맥을 유지합니다. ^^;;;
말즘또한 간신히 줄어든 수량으로 인해 누워서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다행이 유속이 빨라서 얼지는 않았지만 더 큰 추위가 온다면.. 어찌 될지.. 그래도 뿌리 부분의 조직이 살아서 어떻게든 다시 종족보존을 하겠죠.
날도래류의 애벌레의 돌집으로 판단됩니다.
이렇게 돌로 집을 지은 것의 가운데부분을 뚝 분질러 애벌레가 나오면.. 그것으로 피래미 낚시를 많이 했었죠.. --;; 그러고 보면 우린 어릴때부터 참 잔인했습니다. ㅎㅎㅎ
좀 특이하게 지은 돌집이라 좀 확대해 보았습니다.
날씨가 개는 듯 싶다가도 수시로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날..
시냇가의 물속에서는 여러 생물들이 겨울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 속 생물들은 또 얼마나 그 종류가 많은지.. --;;;
이 놈은 무엇의 형상일까요? 번데기일까요? 애벌레일까요? 아니면 이 모습 이대로 성충일까요?
모래속에 얼굴을 푹 파묻고 있는 다슬기도 보았습니다.
소나무가 많은 천장호에서는 쉴 사이 없이 바람에 쌓였던 눈이 보라를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그 바람과 추위에도 등산하는 사람들은 끊임 없이 산을 오르고 내립니다.
어린아이까지 데리고 말이죠. 그들의 용기와 열정이 부럽습니다.
칠갑산은 561m로 산의 등성이가 대체로 평이하고 겨울에도 오르기 쉬운 산입니다.
정상부분의 조망은 꽤 좋은 편인지라.. 날씨 좋으면 금강과 부여시내부터 오서산 계룡산 충남의 2/1가량이 모두 한눈에 들어옵니다. 비록 산에 가려 도시는 거의 아니 보이지만 말이죠.
일산 어디에서는 가마솥을 여러개 걸어놓고 홍보수단으로 삼는데.. 이 곳 칠갑산 출렁다리의 입구는 맷돌로 손님을 유혹하더군요. ^^
눈오던 날 출렁다리의 모습입니다.
천장리 가는 길의 안쪽 호숫가에서 바라본 칠갑산 천장호 출렁다리입니다.
지난번 준설로 인해 물 속으로 잠긴 나무들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