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삐그덕 삐그덕
저녁때 저수지 인근에서 좋은 분들과 밥을 먹을 기회가 있어.. 밥을 먹었다.
그런데 밥집 따님이 오신다는데.. 초등학교 친구다. ㅋㅋㅋㅋㅋ 푸하하하하
오랜만에 녀석을 봤다. ㅋㅋㅋㅋ 세상 참 좁다.
저녁에 한잔 했다.
술값을 아는 공뭔형님이 내주신다. 내 4년 선배다.
걍 지나가면 지나갈 그럴 인연이었을 수 도 있다.
하지만 이젠 각별하다. 공감대란 것으로.... 서로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맥주집에서 알딸딸함을 안고.. 집에 온다.
경광유도등을 허리춤에 차고.... 패달을 밟는다.
어린시절 꼬부랑관 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고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기릉ㄹ 꼬부랑 꼬부랑 넘어가고 있네.. ~~
라는 무척 단순한 주제의 노래가 생각난다.
하지만 그 시절 배울때는 무척 가사가 재미있었다.
세상사... 꼬이기 전의 ... 그저 단순한 느낌으로 세상을 이해할 때였다.
아.. 오늘밤 그저 재미있고 좋다. 술 한잔.. 그리고 돌아가는 패달과.. 헨들..
꼬부랑 고갯길을.. 번쩍이는 경광등을 과시하며 집까지 올라왔다.
중학교 시절 환경미화를 마치고 거친 숨소리에 패달을 밟던 그길.. 수도 없이 오르던 그 야트막한 고갯길..
초등학교 2학년때.. 쌀가마니 싣고 형님들이랑.. 걸어서 장에 다녀오던...
삼형제... 방앗간에 쌀맡기고 오던날... 새끼손톱만한 쏘시지 품고 풍성하게 배부른 50원짜리 핫도그를 먹고.
그 리어카와 함께했던 설탕 범벅 핫도그길......
오늘 그 길... MP3로 흘러나오는 이름모를 샹송의 빈티지 느낌을 따라.. 70년대를 회상하며..
꼬부랑 할머니 노래를 흥얼거리며.... 익숙한 자전거길을 따라.. 내 집에 왔다.
꼭 30년 만이다. 곱씹을 추억으로 남아줘서 고마운.. 옛길... 내길...
술김에... 아름다운 밤이다. ^^ 엄니 산소에 꾸벅 한번 하고...
내 난 곳이라... 살아온 곳이라... 내 둥지가 묻혀있는 곳이라... 즐거운 그런 날이다.
난 이제 코~~ 잘꺼다. ~~ 20분쯤 자명종도 늦게 맞춘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