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하고도 20 몇년이 흐르고, 전 인류가 표류하는 시대에 '문순득'에게 길을 묻다— 오디세우스에서 호르무즈까지, 항행과 환대의 윤리 1. 우리는 항해하고 있는가, 표류하고 있는가 2009년 여름, 필자는 텔레비전에서 한 홍어장수의 기이한 여행을 보았다. KBS 《역사스페셜》의 「홍어장수 표류기, 세상을 바꾸다」였다. 2009년 8월 8일 방송된 프로그램이다. 그로부터 한참 뒤 영화 《자산어보》의 끝자락에서 다시 문순득을 만났다. 그리고 최근 《오딧세이》를 보면서 또 그를 떠올렸다. 전혀 다른 시대와 공간에 있는 오디세우스와 문순득 사이에 이상하게 하나의 길이 놓였다.표류였다.사람들은 흔히 여행과 표류를 구별한다. 여행자는 목적지를 정하고 떠난다. 표류자는 바람과 물결에 떠밀려간다. 여행자에게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