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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C 하고도 20 몇년, 전 인류가 표류하는 시대 '문순득'에게 길을 묻다

21세기 하고도 20 몇년이 흐르고, 전 인류가 표류하는 시대에 '문순득'에게 길을 묻다— 오디세우스에서 호르무즈까지, 항행과 환대의 윤리 1. 우리는 항해하고 있는가, 표류하고 있는가 2009년 여름, 필자는 텔레비전에서 한 홍어장수의 기이한 여행을 보았다. KBS 《역사스페셜》의 「홍어장수 표류기, 세상을 바꾸다」였다. 2009년 8월 8일 방송된 프로그램이다. 그로부터 한참 뒤 영화 《자산어보》의 끝자락에서 다시 문순득을 만났다. 그리고 최근 《오딧세이》를 보면서 또 그를 떠올렸다. 전혀 다른 시대와 공간에 있는 오디세우스와 문순득 사이에 이상하게 하나의 길이 놓였다.표류였다.사람들은 흔히 여행과 표류를 구별한다. 여행자는 목적지를 정하고 떠난다. 표류자는 바람과 물결에 떠밀려간다. 여행자에게는 지..

곶자왈의 뜻? 아니! 더 깊은 뜻을...

곶자왈을 ‘숲+덤불’로만 읽지 않는 이유― 언어는 순서가 아니라 의미망이다제주에 가면 ‘곶자왈’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보통의 설명은 간단하다.‘곶’은 숲이고, ‘자왈’은 덤불이다. 그래서 곶자왈은 숲과 덤불이 우거진 곳이다.현재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곶을 산기슭의 숲이 우거진 지역, 자왈을 나무와 가시덩굴 등이 얽힌 어수선한 숲으로 설명한다. 실제 곶자왈이 불규칙한 암괴 지형 위에 숲과 덤불이 형성된 곳이라는 설명도 덧붙인다.틀린 설명이라고 할 수 없겠다.그런데 현장에 다가가보면 늘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는 뭔가가 있다.왜 하필 그 숲을 ‘곶’이라고 했을까?왜 하필 그 거친 땅을 ‘자왈’이라고 했을까?그리고 곶과 자왈은 왜 비교적 최근에 합쳐져서 마치 오랜 말 처럼 들리게 바뀌었는가? 사전은 ..

"나~이 마두, 영락읍다니께......"

“나~이 마두, 영락읍다니께….”어느 날 사투리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말을 다시 만났다.“나이마두!”뜻은 대략“그렇지!”“맞아!”“그러면 그렇지!”하는 강한 동의의 감탄사다.처음 들으면 ‘나이’가 연령을 뜻하는 그 ‘나이’인가 싶지만 전혀 아니다.여기서 ‘나이~’는 말 그대로 감탄사다.그리고 그 뒤에 붙는 말.“영락없다.”우리는 흔히“내 그럴 줄 알았다. 영락없이 그렇게 되었네.”“아버지 젊었을 때하고 영락없네.”하고 말한다.여기서 ‘영락없이’는‘어김없이’, ‘틀림없이’, ‘꼭 그대로’라는 뜻에 가깝다.그런데 한자 ‘영락(零落)’을 찾아보면 재미있는 뜻이 나온다.나뭇잎이 시들어 떨어지는 것.쇠하여 스러지는 것.가을이 오면 잎이 떨어진다.세월이 가면 사람도 늙는다.어김없이.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영락..

카테고리 없음 202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