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자락에서 텃밭지나 산자락으로 치마와 상추, 상추골 치마골 추녀골
옷자락에서 텃밭을 지나 산자락까지― 지명의 품을 조금 넓혀 보다우리는 흔히 ‘산자락’이라는 말을 쓴다.가만히 생각하면 재미있는 말이다.산에 무슨 자락이 있을까.자락은 본디 옷 아래로 드리운 넓은 부분을 가리킨다. 치맛자락, 옷자락, 소맷자락처럼 말이다. 그런데 우리말의 ‘자락’은 옷에서 끝나지 않는다. 논밭의 넓은 부분을 가리키기도 하고, 산 아래로 길게 펼쳐져 내려온 곳도 산자락이라 한다.그러고 보면 사람은 땅을 볼 때에도 자기 몸과 옷, 집에서 익힌 모양을 가지고 바라보았던 듯하다. 치마상골, 처마골, 첫추녀골, 추녀밭골.이런 지명들을 하나씩 만나다 보면 산과 골짜기가 꼭 집 한 채나 사람이 입은 옷처럼 보이기 시작한다.치마는 몸을 감싸다가 아래로 넓게 퍼진다.처마는 집의 몸체에서 밖으로 내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