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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 산책] 나말골, 나마리골, 날마리, 나말고개, 나재 지명의 뜻

나말·나마리·나말재 ― ‘나씨 마을’과 ‘나환자 마을’ 너머로 살펴보는 산날 지명마을 지명을 조사하다 보면 나말·나마리·나말재와 같은 이름을 종종 만난다.이런 이름을 두고 현장에서는 대체로 두 가지 이야기가 따라붙는다.“옛날에 나씨들이 많이 살아서 나말이라고 했다.”혹은 조금 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옛날에 나병 환자들이 따로 모여 살던 곳이라 나말이라고 했다.”실제로 그런 역사를 가진 곳이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정 성씨가 모여 살았던 마을도 있고, 근대기에 한센병 환자들이 거주하거나 격리되었던 공간도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한 지역의 구전을 무조건 잘못된 이야기라고 밀어낼 이유는 없다.다만 전국에 흩어져 있는 ‘나말·나마리·나말재’라는 이름을 모두 나씨나 한센병과 연결하는 것도 ..

오락 가락? 밭, 왓, 밧, 앗, 아, 바 - 후부요소 이야기.

밭과 앗, 밧과 왓, 그리고 아와 바― 지명 후부요소에 남은 오래된 밭의 여러 모습마을 지명을 살피다 보면 밭을 ‘밭’이라 부르지 않는 경우가 제법 많다.홍길동도 아니고 밭을 밭이라 부르지 못하다니.어떤 곳에서는 감밭·닥밭·섶밭·옻밭 처럼 우리가 알아보기 쉬운 모습으로 남지만, 어떤 곳에서는 피앗·띠앗·외앗처럼 ‘앗’이 된다. 닥밧골·삼밧골처럼 ‘밧’으로 불리는 곳도 있고, 여기에서 말끝의 ㅅ까지 사라지면 피아골·띠아골·닥바골·삼바골 같은 이름이 된다.제주에서는 지금도 밭을 ‘밧’ 또는 ‘왓’이라 부른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어사전 이름이 아예 ‘제주어왓’일 정도다.그렇다면 밭·밧·바와 왓·앗·아는 어떤 관계일까.처음에는 이를 다음과 같은 하나의 변화 순서로 정리하고 싶었다.밭 → 앗 → 아그러나 닥밧골..

[생김산책] 칡범 칡소에서 빛깔과 색깔까지

갈래가 뭐길래, 갈라진 빛과 색― 칡범과 칡소에서 빛깔과 색깔까지앞선 글에서는 갈범·칡범·칡소의 무늬를 따라 ‘갈’이라는 말의 오래된 형상을 살펴봤다.호랑이의 몸에는 등에서 옆구리로 굵은 검은 띠가 내려온다.충남 일부 지역에서 갈이·꽃갈이·갈갈이라고 부르는 피라미 수컷도 산란기에는 선명한 세로줄 무늬 혼인색이 나타난다.갈겨니의 몸에는 아가미 뒤에서 꼬리까지 이어지는 어두운 가로 줄무늬가 몸통의 곁을 따라 길게 흐른다.말의 목등에는 긴 갈기가 갈라져 흘러내리고, 사람과 짐승의 등뼈에서는 갈비가 양옆으로 벌어진다.고기잡이 가래에서는 여러 개의 대나무와 싸리나무 살이 펼쳐지고, 농기구 가래에서는 하나의 날에 매인 줄이 양 갈래로 나뉜다.산에서는 굵은 골짜기가 산등성이에서 갈라져 내려와 갈골이 된다.이러한 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