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가이야기/젖줄일기

5월31일 새끼원앙,큰물칭개나물,배치레잠자리,삽사리,어리연꽃,창포,기린초

잉화달 2009. 6. 1. 00:27

 

 왜가리가 망을 보는 사이  암컷 원앙이 새끼들을 데리고 수영연습을 시킵니다.

사실은 지나가는 제 차를 보고  부들이 자라는 풀숲으로 새끼들을 피신시키는 것입니다.  

 

새끼들이 한줄로 졸졸 따라가는데...  침착하게 말도 잘 듣습니다.

 

 곳곳에 설치된 하천의 콘트리트보가 낡게되면 항상 그 위를 뒤덥는 풀이 있었습니다.

한 겨울 납짝 업드려서도 여름색을 잃지 않고 보 위를 초록색으로 꾸미는 이 친구들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5월 중순부터 꽃이 피더군요.  오늘에서야 이름을 알았습니다. 큰물칭개나물 이라고 하네요.

청양지방의 대표적인 습지식물로 보여집니다.

 애기부들이 만들어준 그늘을 배경으로 암컷 원앙이 수컷원앙의 등을 두드려주는데..

두마리의 터오리는 서로 싸움을 싸운듯 갈라서네요...;;;    아무래도 터오리보다는 원앙이 금슬이 좋은건가요?

사실은 제가 다가가자 오리들이 둘로 나뉘어 제 시선을 분산시키려 하는 것입니다.

보면 볼 수록 조류들은 의외로 똑똑합니다.

 습지생태에서 물버들의 역할도 꽤 중요합니다.    

새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함은 물론이거니와  습지의 수면에 그늘을 만들어 물속줄기를 통해

수생생물들에게도 은신처와 서식환경을 배풀어줍니다.

뱁새는 5월의 이른 아침.. 연해서 무게를 감당할 수 없는 새 갈대줄기보다는...

이렇게 지난겨울 인간들의 불장난을 견뎌낸 아직은 든든한 늙은 갈대에 의지합니다. 

오래된 갈대들이 필요하고, 오래된 갈대와 새 갈대가 끈임없이 대화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얘기하는 초록빛 갈대는 또 과거의 버팀목으로서 늙어 사라져갈 든든한 현재의 노란 갈대와 의 끊임없는 관계를 통해 존재가치를 만들어갑니다.  

 

갑자기 E.H 카아의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청양 청남면에는 서울에서도 와서 드시는 여름보양식.. 삐리리탕으로 유명한 '진보'식당이 있습니다.

갈대 얘기가 왜 갑자기 진보로 가냐 --;;;   감기약을 너무 많이 먹었나 봅니다.  (패쑤~~)

습지식물들 가운데 단연코 우점종은 역시 벼과와 방동사니과의 풀들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개피부터 이삭사초 여름에 피는 매자기나 고랭이, 갈대와 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동사니와 사초, 갈대의 무리들이 습지를 점령합니다.

 대모잠자리와 흡사한데 좀 작고(20mm정도) 날개의 무늬가 밋밋한 것이 배치레잠자리의 암컷으로 동정해봅니다.  습지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잠자리입니다.

 속새풀에 매달린 녀석은 성숙한 삽사리 암컷이 되려는 5령차 마지막 애벌레로 보입니다.

거의 삽사리의 모양을 다 갖추고 있지요?  벼과의 풀을 먹는 메뚜기의 대표선수중의 하나입니다.

수컷이 삽사리!!!~~~ 하고 운다고 해서 삽사리라고 하네요.  

날개에 비해 배가 월등히 큰 것이 암컷이라고 합니다. 

바꾸어말하면 배보다 날개가 짧다!.. 라고 이해하세요. ^^

 

 노랑어리연꽃을 키우는 맘씨좋은 분이 계셨습니다.

과거 저희집도 습지를 만든적이 있었습니다.  현재의 대치면 파출소자리에 습지가 있었습니다.

마을 공동목욕탕 겸 공회당과 함께 현재의 우체국자리 옆에 위치하던 지서(파출소)가  습지를 메꾸고 이사를

가기 전까지.....  우리집에서 만든 습지에는 미꾸라지를 비롯해서 개구리알과 도롱뇽알 마름과 연꽃 붕어말 수세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생생태계가 존재했습니다.   

그때는 거의 모든 마을에 마을둠벙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불과 30여년 전의 일입니다.    

한동안 나라에서 퇴비증산과 더불어 겨울에 논과 둠벙에 물대기를 강조하기도 했었죠.

물론 생태적 배려라기 보다는 저수지가 부족하던 시절 봄가뭄을 막아보자는 궁여지책이었지만...

덕분에 우리는 겨우내 그 논들에서 썰매를 탈 수 있었고,

습지생물들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서식환경에서 넉넉한 겨우살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칠갑산 동쪽은 돌나물에 꽃이 피었습니다.  아무래도 서쪽보다 따듯한 환경인지라...  일주일 이상 빠릅니다.

 댕댕이 덩굴입니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역광에 초록빛이 아름다워 찍어봅니다.

 이 붉은색 마름은 초록색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봄색깔이 붉었다가 푸르러 지는건지..

가만 보면 원래 푸른 마름도 있던데..  종류가 다른건지..  ^^..  좀 더 살펴보면 답이 나오겠지요. ^^

(다 살펴본 12월의 답 - 물과 공기의 온도 그리고 식물 자체의 개성으로 인해 엽록소의 작용이 왕성하지 못할때 식물 본연의 색깔을 좌지 우지하는 크산토필 안토시아닌 등으로 인해 노란색이나 붉은색(많은 초본들이 붉은색을 띔)으로 일종의 단풍이 들어 있게 됩니다. 햇빛이 많아 광합성이 왕성한 여름철에 대부분 초록색으로 바뀝니다.  이 시기에 붉은놈이나 초록색놈이나 결국 같은 마름입니다. ) 

 언뜻 매화가지나방이 아닐까 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아시는분은 꼬리로 훈수 부탁드립니다. ;;;

 

 꽤 괜찮은 습지였는데;;  중장비가 들어가면서 또 다시 변화상을 겪게 됩니다. 포크레인의 발자국입니다.

동물의 발자국과 다르게 연속적으로 습지에 깊고 회복하기 더딘 상체기를 냅니다.

 

역시나 칠갑산의 동쪽 목면입니다.   기린초꽃이 벌써 피었습니다.

 강가의 그늘 절벽 틈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기린초였습니다.   

찍을 자세가 나오질 않아서....;;;   눈으로 보지 못하고 손을 올려서 대강 찍어봅니다.

이럴때는 틸트기능이 되는 액정(꺾이는 액정)이 있는 카메라가 부러워지죠.  ^^ ㅎㅎ

 

어느분이 조성한 개인습지에  노랑 창포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언뜻 누룩치가 아닌가 생각이 되던데...   바삐 집으로 돌아오느라..   달리는(시속 4km)차에서

손만 내밀어 철컥~~   대강 촛점은 어스무리하게 맞았군요;;;;;  (사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