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우박을 닮은 싸래기눈이 오더니만 조금 후에는 눈보라에 가까운 눈이 몰아치기도 하고..
또 사진에서 보이는 함박눈도 보였습니다.
주말 저녁 눈을 핑계로 도시의 거리는 흥청거릴 듯 싶습니다.
자작나무와 눈은 닮았습니다. 그래서 서로 잘 어울립니다.
쌓이지는 못하는 첫눈... 과거의 눈에 비해 점점 쌓이는 일이 적어지니.... 아쉽기만 합니다.
자동차 체인이나 월동장비를 생산하는 분들을 빼고는 분명 생활의 불편은 훨씬 덜해졌을 텐데 말입니다.
이제는 함박눈 소복히 쌓인 겨울을 그리워하는 것이... 더욱 간절함이 되었습니다.
여름철새에서 텃새로 거듭난 쇠백로의 깃털에서 눈의 그리움을 찾는 아이러니라니....
그럼에도 보송해 보이는 머리털이 쌓인 눈을 닮았습니다.
강물이 얼지 않으니 사냥터들이 한겨울에도 온전하게 남아있고..
얼마든지 여름철새들이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이네들도 급속하게 겨울에 맞는 털로 털갈이를 하며 진화해 갈 것입니다. 좀 더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겨울을 즐기는 날까지 꾸준히 DNA는 변화할 것입니다.
눈이 그친 백사장에서 낮잠을 즐기는 청둥오리들...
공사가 시작됬음을 알리는 강을 가로지르는 오탁방지막...을 보았고...
삵을 닮아.. 망원으로 보기전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게 했던 호피무늬 고양이를 보았습니다.
물들의 침식작용을 제대로 대표하는.. 늙은 할아버지의 등짝을 닮은...골산(骨山) 계룡산입니다.
뼈만 앙상하게 남아도 태고적 부터 고집스럽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솟아오른지 얼마 되지 않는 칠갑산입니다. 계룡산에 비해 아직도 산 정상부터 흙덩어리들이 많이 남아있는 젊은 육산(肉山)입니다.
왼쪽의 높아보이는 것이 작은 칠갑산이고 조금 멀리 살짝 보이는 부분이 칠갑산 정상 상봉입니다.
산은 아버지 같은 도(道)를 가지고 우리를 살피며 물들을 가르고 사람들의 삶들을 구분해줍니다. 지독한 고집스러움으로 항상 그 자리 그 높이 그 형상을 지키며 묵묵하게 매서운 북풍을 온 몸으로 막으며 우리를 바라보아줍니다.
반면 강은 어머니 같은 덕(덕)으로 우리를 헤아리며 산에서 작게 발원한 물들을 소중히 담고 모아 젖줄로 우리를 적셔줍니다. 어제의 강의 모습이 다르고 또 오늘의 강의 모습이 다릅니다. 작년의 물줄기는 올 해의 물줄기와 다르며 수 십년 전의 강의 모습은 오늘의 강의 모습과 또 현저히 다릅니다.
모든 더러운 것들을 모아 씻겨내며, 수시로 변화하며 다양한 생물들에게 기회를 제공합니다.
자신의 몸을 낮춰 모든 것 들을 담고 섞고 낮은 곳을 향해 낮게 낮게 품어갑니다.
오늘의 강물은 또 언제 다시 돌아오지 못할 찰라의 인연으로 우리를 스쳐갑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가장 가까운 강.. 금강은 수 백만년 동안 그 분홍빛 흙들을 곱게 담아내며 꾸준한 시간을 지켜왔습니다. 공간으로는 수시로 변모하며, 시간으로는 또 변함없이 그렇게 흘러갑니다.
어찌 보면 산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고집 센 노인을 닮아 보수적이고, 강은 정신없이 받아들이며 변화무쌍한 청년들의 심성을 닮아 진보적인것도 같습니다.
구름이 부드럽고 무엇이든 감싸며 흡수하면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 근원이 강과 같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변화무쌍함에 빛을 가리고, 띄우고, 내리며 부드럽게 산을 감싸고 흘러가는 것은 강과 더 닮았습니다.
구름과 강의 겸손과 흡수와 변화는 자연에 순응하면서도 역동적인 수많은 생명들의 그것과 닮았습니다. 찰라의 시간동안 우리 몸의 세포들이 수명을 다하고... 또 다른 세포들에게 밀려 자연으로 떨어져 가듯.. 그리하여 어제의 내 몸이 오늘의 내 몸과 또 다르듯.. 그렇게 강물들도 그 자리에 밀려 밀려 흘러갑니다. 그 모든 것들의 본질이.. 근원이... 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산보다 강이 수천만배 더 빨리 변화합니다.
구름에서 안개에서 우리에게서 강의 생명과 역동이 흐릅니다. 그 것은 순환이라 불리웁니다.
생명의 근원은 순환입니다. 그 가운데 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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