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맛집메모

후끈하고 시원한 냉면... 고인돌마을 고추냉면을 드디어 먹다.

잉화달 2012. 5. 27. 23:37

 

 

나름 냉면과 막국수 때문에 여름을 난다고 자부하는 나... 

90년경 부터 서울 인근 냉면집들을 훑고 다녔었으니 대략 22년의 냉탐(냉면집탐방)경력을 자랑합니다. 

 

서울만 훑어도 함경도 냉면으로... 예지동 곰보냉면 삼청동 갑산면옥, 오장동 흥남집에 명동 함흥면옥.... 

평안도냉면으로...  을지로 을지면옥, 필동면옥, 내내 그짝 동네 우래옥, 조금 떨어진 장충동 평양면옥......

(의정부에도 맛난 평양면옥이 있었었음)

솔직히 개인적으로 별루 좋아하지 않는 풍납동의 유천칡냉면을 오로지 유명하니 먹어봐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줄을 서서 기다려도 먹어보고, 양평 옥천으로 강따라 냉면따라...

최근에는 코다리냉면을 찾아 동해안으로 경기도로.....

막국수 찾아서 평창으로 홍천으로... 여주 천서리(욕나오게 맵다가 중독되죠)로  .... 

 

그리고 내가 사는 충남에도 괜찮은 냉면집들이 있었으니...

 

우리동네 인근에서 냉면집 추천한다면.... 

 

공주 - 청석골 칡냉면(공산성 입구), 메밀촌의 메밀막국수(충남과학고 앞)

부여 - 이조면옥(함흥냉면-개인적으로 인근에서 가장 즐겨먹음-성왕로터리-구드레입구),

          장원막국수(독특하고, 옛날집에서 먹는 맛이 겨울에도 괜찮음-부소산성아래 강가)

대전 유성의 숯골 원냉면과 국립묘지 인근의 꿩고기육수 원냉면집...(솔직히 유명세에 비해 나는 별로--;;)

서천 판교 - 이 곳은 두집이 있는데 모두 그냥저냥 시골 냉면 치고 먹을만 합니다. 옛 장항선과 더불어 명성

천안 - 고박사냉면(평양식으로 평택이 원조죠... 맛은 천안도 괜찮습니다.)

청양 - 중식집 밀면으로 - 태풍루 정도???(옛날 칡냉면집이 있었는데 그만 두었음)

서산 - 부석냉면

광천 - 시장안에 칡냉면집이 있었는데....(이름이 가물가물 --;;) 

조치원 - 부민세숫대야냉면(세숫대야 아닌데 애들두 좋아할만한 맛)

홍성 - 함흥냉면(조양문 옆 KT 반대편 덕산쪽 골목. 수육과 더불어 냉면도 팔고 합니다.)

 

이제 오늘부로 또 다른 냉면이 하나 추가되니... 고추냉면  

전국의 매니아들이 꼭 둘러봐야 할 명소를 미리 소개합니다.

 

이 곳은 다른 냉면집과 달리 개인이 아닌 마을에서 운영하는 냉면집입니다. 

그렇다고 무시내지는 방심을 하다가는 큰 코 다칩니다.

 

이 마을의 냉면을 탄생시킨 양반이 그 유명한 아욱된장수제비를 끓여내던 콩밭매는 아낙네야의 주인장이기 때문입니다.

 

소개합니다.    고인돌마을  청양고추냉면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었더니 화이트벨런스가 약간 안맞았습니다.

실제로는 이 사진보다 조금 더 붉습니다.    7000원이라는 값에 비해 평볌하죠?  보기에는

오이도 대강 썰고, 편육이 나오는데 평범한 평양냉면 편육같습니다.   달걀 자른 것도 영... ㅎㅎ

참 초라한 비쥬얼입니다.    그러나 드라마에는 항상 반전이 있는 법...

Dslr로 찍어보았습니다.    면발의 색이 보이시나요? 

주문을 받으면 반죽을 기계에 넣고 국수면발을 그때 그때 뽑는데, 

반죽부터 조금 붉은색을 띕니다.  고추때문이지요.

국물은 시원한데 먹다 보면 면발 속에서 우러나는 고추맛이 슬슬 온 몸을 달굽니다.

아주 매운맛은 아니고, 조금 후끈하다는 기분 좋은 느낌?     독특한데 거부감없이 친근한 느낌..

그래서인지 이 곳 냉면을 먹으면  장이 좋지 못한 사람들도 신호가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최근 면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제 장도 말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곳 냉면은 먹고나면 참 속이 편합니다.- 아마 그 후끈함이 뱃속을 편안하게 하는 모양)    

식초와 겨자도 따로 넣으라고 주시는데,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

 

무엇보다 국물이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데.....  

솔직히 궁금해서, 실례임에도 불구하고  국물내는 곳에 가보았습니다.

 

저 가장자리의 거품들을 제거하면서 하루종일 끓여냅니다.  

한우 고기의 선택이 신중하고,  씨국물을 두고 계속 우려내니 꽤 깊은 맛이 나는 듯 싶습니다. 

동행했던 우리 아버지의 말씀으로는  지금껏 드신것 중 최고라고 하시는데,

본디 국물요리들은  특성상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 아니면 제 맛을 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시골에서 이 정도의 훌륭한 국물맛과 개성있는 면발을 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습니다.   

 

대략 식당 안쪽 풍경입니다.

주말에는 손님이 이렇게 많습니다.  

아무래도 시골마을이다 보니 물어물어 냉면먹겠다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주말에 집중 되는 듯 싶습니다.  

그래서 한적한 마을 풍경과 더불어 시원함을 느끼려면,  평일날 찾아갈 것을 더 권합니다.

주 중에는 한가한 시골풍경과 더불어 언덕 넘어 불어오는 꽤 시원한 바람으로 냉면 먹기 전부터 시원함을 가지고 갑니다.   

몸 밖은 언덕위의 바람으로 시원하고, 몸 안은 고추냉면으로 후끈하니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어~~~ 시원하다!!!' 가  절로 느껴지는 맛입니다.

 

한가지 팁을 알려드리면,  식당 옆쪽의 위원장님댁에도 이렇게 손님맞이 상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기가 시원함의 극치입니다. 

언덕 위 고인돌마을의 옛 시골 대청마루에서 먹는 냉면의 운치가  또 하나의 맛입니다. .

주말에는 혼잡해서 이 곳 자리를 얻기 어렵지만,  평일날은 대청마루에 빈자리가 있으니 비싼 기름값내고 청양까지 냉면 먹으러 온 보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까지 고인돌마을에 고추냉면을 찾아온 것이 세번째입니다.

 

점차 이 맛에 길들여지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올 여름은 한 낮 더위를 이 곳에서 나야 할 듯 싶습니다.

고인돌마을 ... 고추냉면....    맛기행으로 기꺼이 찾을만 한 괜찮은 냉면입니다.

 

주소 : 충남 청양군 운곡면 후덕리 고인돌마을

         (신양IC에서 청양방향 5분 - 운곡면소재지 지나 - 고인돌마을 이정표 따라 언덕위로....)

 

전화 : 011-429-340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