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생태이야기/새가지

개 밥그릇 습격사건....(물까치)

잉화달 2008. 12. 12. 12:07

2년정도 가나골 산속에서 살았었습니다.   인근 마을에서 2킬로쯤 떨어진 외딴곳인데  참 좋은 추억이 많은

곳이지요.

지금은 불쌍하게 잉미티 컨테이너작업실 나무기둥에 묶여 지내는..  우리 또리도 자유롭게 2년을 뛰어다녔죠.

이 후덕한 녀석의 2년간의 먹이 방조 사건에 대해..  다른 블로그에 썼던 글을 또 다시 써야겠습니다.  

 

[   재원설명   ]

 

이름 : 또리     암/수 구별 : 수컷     품종 : 신품종(최신형-발바리;;)

기혼여부 : 돌씽(가나골에서는 분명 여러번 결혼했음. 이전 경험은 모름 - 돌아온 씽글임)

나이 : 물론 모름(어디서 굴러먹다가 장모님 소개로 들어온 녀석임 --;;)무척 나이 많음 ;;

성격 : 항상 큰개한테 사료뺏기고, 동료한테 으더맞고 소심하고, 꼼꼼하고 겁쟁이에 보수적임.

먹는 량 : 한달에 4kg짜리 사료 4부대씩 ;;;  <= 이 문제로 이 글을 쓰게됨 

 

사실은 저 먹는 량에 의문점이 있어서..  

큰 개에게 빼앗길때는  밤에도 손전등 들고 쫒아나와서  큰개를 쫒아내곤 했는데...

이제 그 큰개(콜리종)도 묶였고, 도대체 왜 사료가 엄청나게 사라지는건지;;; 다 먹긴 하는건지.. --;;

우리 먹는 밥과 반찬 찌꺼기도 같이 주는데 --;;;

 

 

밥그릇이 저렇게 찌부러들은것은;;;  내 차 바퀴에 깔려서 입니다. --;;   불쌍한 양재기 입니다. --;;

아무튼 사료가 저렇게 있는데;;;   그 옆에  저 똥은 분명 개똥이 아닙니다.   그럼 어떤넘이냐? --;;

 

일단 용의자들을 공개합니다.  

 

징그럽게도 많아서.. 무서웠던 지네입니다.   이녀석은 주로 동물사체의 뼈 같은걸 먹는데;;;

벌레나...    그럼 일딴 제외.. --;;

 

 

 

노랑턱 멧새입니다.   또리 집 바로 옆에 있는 밤나무에 항상 앉아있는 놈인데;;;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엄청난 량의 식성을 보이는 놈은 아닌데 ㅠ.ㅠ

크기도 딱 참새크기인데 ㅠ.ㅠ

 

 

직박구리?  의심 해 볼만 합니다.   나무열매를 참 좋아라 하지만, 간혹 사료 훔칠 수 있습니다.

 

설마 두꺼비가 먹진 않았겠죠? --;;

 

 청설모 정도라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지만.. --;; 아무튼...   용의자에 추가합니다.

뒷뜰에 항상 포진하는..  20-30여마리의 물까치 떼입니다.   --;; 그 중 한놈..  유력해지고 있습니다.

자자 슬슬 또리가 졸린 모양입니다.  

 

 

 

 눈이 감기는것이.. 슬슬..  용의자 중 한놈이 활동을 시작한다는 의미 이죠.. 

이제 사료구매에 등골이 휘어가는 집주인은 창문가에.. 카메라를 준비하고 감시합니다.

 

 

아니 이게 누굽니까?   예상했던대로..  뒷태도  고급사료를 먹어서인지 얼마나 고운지 모르겠습니다.

햐 저 터럭 하나하나 참 미세한것이.. 어느 귀부인의 겨울 모피 같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렇죠..  물까치입니다.    이 넘들이  줄을 서서 한마리가 먹고 나면 또 한마리 또 한마리 --;

아주 돌려먹기를 합니다.  로테이션이죠 ㅠ.ㅠ  밥그릇 바닥 구멍 날때까지 ㅠ.ㅠ

 

또리  자니?   확인합니다.   

그리고 또 먹습니다. --;; 계속 먹고 배부르면 또 날라가고 다른놈이 와서 먹습니다.

 

 

 아주 이젠 쌍으로 와서 먹습니다.

 

 끝을 보더니만  --;;; 

 

날라가 버렸습니다.  --;; 모두 가버렸습니다.   야멸차게 시리 ㅠ.ㅠ

 

 

니들은 먹어라..  부어라  마셔라..  나는..  잔다..

오늘도 바닥을 드러낸 개밥그릇 습격사건은.. 이렇게..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은밀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또리는 또 잡니다.   그려 좋은게 좋은거셔...   하면서 --;;; - 쿨쿨 - zzzzzzz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