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생태이야기/곤충가지

물잠자리의 짝짓기 과정(그 유명한 하트형 짝짓기 과정)

잉화달 2009. 6. 14. 22:29

 

 물잠자리의 수컷입니다.  청록색의 광택이 참 아름다운 잠자리입니다.   맑게 흐르는 물에 자랍니다.

칠갑지 아래의 탄정천인근입니다.

 

물가 주위를 왔다갔다 하다가 달뿌리풀에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저렇게 날개를 폈다 오무렸다 하는 행동을 반복하더군요.   꽤 오랫동안 반복했습니다. 3분정도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수컷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역시나 암컷이 보입니다.

색깔이 다르죠. 황금빛을 머금은 구릿빛의 광택이 납니다.   수컷이 암컷에게 다가갑니다.

 

 한두 차례 정도 암컷이 도망가는 시늉을 하더군요..  "나잡아봐라~~!" 컨셉이죠.

이 '나잡아봐라 컨셉'은 지금껏 하천의 거의 모든 곤충과 동물의 짝짓기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동물의 암컷에게나 다가올 상황에 대한 일종의 호기심을 앞서는 두려움이 있나 봅니다.

저 장면은 수컷이 암컷의 등판부분을 다리로 잡더니 배(꼬리)의 끝부분... 배설기관인가요? 

그 곳 인근에서 하얀접착제성분같은것이 나오더니만 암컷의 뒤통수에 꼬리의 끝을 붙여버리더군요.

 

 

 꼬리가 암컷의 뒤통수에 붙어버리자 수컷이 앞쪽으로 향합니다.(초록꼬리의 끝부분 흰색이 접착제역할?) 

 

 어느정도 수컷이 몸을 앞쪽으로 전진시키자

 

 뒤에 있는 암컷이 수컷에게 다가갑니다.   수컷의 꼬리가 활처럼 더 휘어지는것이 보이죠?

하트의 한쪽 곡선이 완성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암컷이 자신의 배(꼬리)의 끝부분 수란관의 알이 보이는 부분을 수컷의 가슴과 배의 경계지점으로 보냅니다. 아마 그쪽에 수컷의 생식기가 있나보죠?

 

 

완성된 모습입니다. 

 

과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0. 암컷이 쉬는 지점 인근에서 수컷이 앉아서 자주 날개를 폈다 오무렸다 반복한다.

1. 수컷이 순식간에 암컷에게 다가가고 암컷의 머리에 꼬리를 붙인다.

2. 수컷이 암컷의 앞으로 전진  

3. 암컷이 수컷에게로 다가감   첫번째 곡선이 완성

4. 암컷이 수란관이 있는 꼬리부분을 수컷의 배와가슴 사이로 보내며 또 하나의 곡선이 완성

5. 하트모양의 잠자리 특유의 짝짓기 완성.

 

* 후기 : 이후 암컷은 큰물칭개나물과 나사말등 수초에 수시로 착륙하며 산란을 하였습니다. 

  

 잠자리가 몸을 담그며 산란을 했던 수초들...

큰물칭개나물의 물속 잎에도 잠시 반쯤 잠수를 하여 산란을 하더군요.

 

* 이 짝짓기가 더욱 유명해지면... 

  앞으로 신제품 순간접착제를 만들때는  "물잠자리표 순간접착제" 라고 상품을 출시해야겠습니다.

  실제로 저 접착성분을 분석해서.. 만들면 ~~~

  ~~~ 흐흐흐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삐리리엠사에 스카웃되는건 아닐지 ;;;ㅋㅋㅋ

이상 쓸데없는 상상을 정리하며...  청양군 대치면 탄정리의 칠갑지 하류 냇가에서...  잉모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