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충동질(충청도식동네걷기)

목탄. 석탄. 그리고 가슴팍 찢어 송진 내 준 청양 남양 월산 다리재...

잉화달 2021. 8. 19. 01:53

1998년 5월 그 해 까지도 월산 달재 혹은 다리재 인근에는 숯굽터가 숱허게두 남아 있었지요.

 

땅 속에서는 석탄을 그리고 땅 위에는 목탄을 생산하던 그 곳.  성주산-성태산-월산으로 이어지는 그 산줄기. 

 

달산은 거기에 더해 1944~45년 솔나무 가슴팍을 찟어 송진까지 득득 긁어 냈으니...

산 하나에 자글자글한 골, 날 따라

 

월산 자락 남양 쪽 능선에만 상투바위, 줄바위, 애업은바위, 고린장바위, 도둑놈잔치번데기, 증골, 수박골, 보패골, 부듬날, 바른절골, 절터, 뒷번데기, 돼지목, 소시랑날, 증고개, 점고개, 방돌날, 말똥재, 승태기......

땅이름도 숱허게두 많은게......

 

새벽마다 성주탄광 가는 광부들 간드레불빛이 십리씩 이어졌다는 말이 과장은 아닌 듯 했어요.

 

아무튼 숯텅아골에만 숯굽터가 줄지어 6군데였다고 하니...

월산은 그 당시에도 파는 땅바닥 마다 시커먼 숯검뎅이가 너머 보령 쪽 산자락의 시커먼 탄뎅이 만큼 보이더라구요.

 

1998년에 찾아갔던 다리재는 목탄에 이어 석탄과 송진까지... 수 많은 검은 상처들을  한뼘씩의 나뭇잎들이 그나마 보듬고 가려주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그 아픈 산을 겔로퍼 바퀴자욱으로 또 상채기를 내고 후질거리며 댕겼으니.. 저도 참 모질고 못된 청년이었습니다. ㅠ.ㅠ

 

오늘 다시 그 산앞에 섰습니다.  오늘은 그저 바라만 보고 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