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후부요소 가운데 ‘골·굴·굼·줄’은 모두 산지의 패인 지형을 가리키지만, 현장에서는 미세하게 다른 감각으로 쓰인다.
골
‘골’은 가장 일반적인 말로, 산줄기 사이에 물이 흐르거나 흐를 가능성이 있는 골짜기를 이른다.
굴
‘굴’은 골과 닮았으나 평소 물길이 뚜렷하지 않은 마른 골짜기, 또는 속이 파인 듯한 패임의 느낌이 강하다.
굼
‘굼’은 길게 이어지는 골짜기라기보다 산비탈 안쪽이 움푹 들어가 비교적 평평한 공간을 이루는 지형으로,
밭이나 작은 생활공간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줄
한편 ‘줄’은 주변 골짜기보다 길게 뻗어 들어간 골, 곧 길·물길·밭·집들이 안쪽으로 줄지어 이어지는 생활축의 성격을 지닌 지형에 붙는 이름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 말은 단순한 방언 차이라기보다 물의 유무, 골짜기의 길이, 패임의 형태, 농경과 거주의 가능성에 따라 분화된 산지 생활 지형어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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