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사람들이 늘 부러웠습니다.
나는 오래도록 글쟁이들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아, 저 사람들은 어쩌면
저렇게 말없이도 사람 마음을 움직일까.
그런데 아무래도 신께서는
내게 펜 대신 혀를 주신 모양입니다.
나는 종이 위에서 먼저 생각하기보다
사람 앞에서 먼저 말하고,
길 위에서 먼저 떠들고,
마을 어른들 앞에서 먼저 웃고,
그러다 뒤늦게 그 말의 자국을
글로 주워 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내 글은 가끔 삐뚤고,
가끔 넘치고,
가끔 내가 봐도 민망합니다.
하지만 그 민망한 말자국 속에
내가 걸어온 길이 있고,
내가 만난 사람들이 있고,
내가 잊지 못한 장면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글은
펜으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혀가 지나간 자리에서도
천천히 돋아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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