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터무늬-지명, 땅이름 이야기

[땅이름 산책] 만대마을 지명 보고서

잉화달 2026. 7. 12. 23:26

태안군 이원면 만대리 만대마을 지명집 초고

바다와 골짜기, 생활의 기억이 남은 땅이름

1. 들어가는 말

태안군 이원면 만대리의 만대마을은 바다와 산, 골짜기와 갯벌이 촘촘하게 맞닿아 있는 곳이다. 마을의 지명은 단순한 위치표시가 아니라 주민들이 오랫동안 지형을 읽고, 길을 찾고, 고기를 잡고, 밭을 일구며 살아온 생활의 언어다.

이 글은 과거 마을 주민들과 함께 그린 기억지도, 이후 복원한 지명 목록, 네이버지도와 위성지도를 대조해 다시 제작한 지명지도를 바탕으로 정리한 초고다. 현재 확인된 지명은 만대마을과 수억 일대를 중심으로 약 40여 곳에 이른다. 지도에는 큰어리골·작은어리골·와랑창·용난굴·별쌍금·차돌백이·꽤깔섬·후망산·큰골·가느실·남산골·둑살·만대양식장·여섬·돌앙뗑이·앙너머·큰봉·가마봉·노루금·칼바위·그늑골·회목쟁이·세막금·붉은앙뗑이·큰구매수둥·작은구매수둥·삼형제바위·작은모째골·큰모째골·만대·만대항·솔섬·금부리·수억·내리석산·도루막·뱃면·염전·솔향기염전·가느실재·피도 등이 표시되어 있다.

이 초고에서는 각 지명을 단정적으로 풀이하기보다, 다음 세 가지를 함께 살핀다.

  • 주민들이 실제로 부르던 발음과 생활 기억
  • 위성지도와 현장에서 확인되는 지형의 모습
  • 우리말의 음상과 의미망을 통한 지형어 해석

따라서 일부 지명은 비교적 분명하게 풀이할 수 있지만, 일부는 현장 구술과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 글은 완성된 정답이라기보다, 사라질 뻔한 지명을 다시 읽어내기 위한 첫 기록이다.


2. 만대마을의 공간 구조와 지명

만대마을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반도형 지형이다. 동쪽과 서쪽으로 바다가 열려 있고, 가운데에는 낮은 산줄기와 골짜기들이 이어진다. 북쪽 만대항 일대는 바위와 해안 돌출부가 많고, 가운데에는 마을과 염전, 양식장이 자리한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큰골·남산골·가느실·어리골처럼 골짜기 지명이 많아진다.

지명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1) 골짜기와 산줄기 지명

큰어리골, 작은어리골, 큰골, 남산골, 가느실골, 그늑골, 큰모째골, 작은모째골, 큰봉, 가마봉, 후망산, 노루금

2) 바다와 해안 지명

여섬, 솔섬, 꽤깔섬, 피도, 금부리, 세막금, 별쌍금, 돌앙뗑이, 붉은앙땡이, 회목쟁이, 큰구매수둥, 작은구매수둥

3) 바위와 굴 지명

칼바위, 차돌백이, 삼형제바위, 용난굴

4) 생활과 생업 지명

쌀부자집, 만대항, 염전, 솔향기염전, 해삼양식장, 만대양식장, 둑살 또는 독살, 앙너머약수터

5) 방향·이동·경계 지명

도루막, 앙너머, 뱃면, 가느실재, 수억, 만대


3. 주요 지명 풀이

3-1. 큰어리골·작은어리골

큰어리골과 작은어리골은 만대마을 남서쪽에 서로 가까이 놓인 골짜기다. 두 골짜기 모두 안쪽에서 두 갈래로 나뉘거나 여러 줄기가 Y자형으로 만나며 어우러지는 형상을 보인다.

‘어리’는 단순히 뜻을 알 수 없는 말이라기보다, 어우르다·어울리다·얼리다와 같은 의미망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여러 골줄기가 갈라졌다가 다시 합쳐지거나, 두 산줄기가 서로 감싸듯 모이는 골을 가리켰을 가능성이 있다.

어우러지는 골
→ 어울골·얼이골
→ 어리골

또한 전국의 얼음골·어리골 계열 지명 가운데는 차고 깊은 골, 두 골이 합쳐지는 곳, 여러 골줄기가 얽히는 곳이 적지 않다. 만대의 두 어리골이 모두 비슷한 Y자형을 보인다는 점은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큰어리골과 작은어리골은 규모에 따라 큰골과 작은골로 구분된 한 쌍의 지명이다. 이런 크기 대칭은 주민들이 두 골짜기의 형상적 공통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해석 요약:
여러 골줄기가 어울리고 합쳐지는 형상의 골짜기.


3-2. 앙너머와 앙너머약수터

앙너머약수터는 만대마을 서쪽 해안, 절벽이나 돌출된 바위지형을 넘어선 곳에 있다.

여기서 ‘앙너머’는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안 너머’보다, 인근의 앙뗑이를 기준으로 한 이름일 가능성이 높다.

앙뗑이를 넘어 있는 곳
→ 앙너머

즉 ‘너머’는 추상적인 방향이 아니라, 실제 지형 기준점을 담은 말이다. 앙뗑이라 불리는 절벽이나 바위턱을 넘어서야 약수터에 갈 수 있었으므로, 주민들은 그 길의 경험을 그대로 지명으로 남겼다.

이런 지명은 주민의 이동방식과 길찾기 감각을 잘 보여 준다. 지도에는 단순히 약수터만 표시되지만, 옛사람들에게는 “앙뗑이를 넘어가는 길”이라는 구체적인 이동의 기억이 함께 들어 있었다.

해석 요약:
앙뗑이 또는 해안 절벽을 넘어 있는 약수터.


3-3. 돌앙뗑이·붉은앙땡이

‘앙뗑이’ 또는 ‘앙땡이’는 만대 해안의 특정한 돌출부, 바위턱, 절벽형 지형을 가리키는 지역어로 보인다.

  • 돌앙뗑이: 돌이 두드러진 앙뗑이
  • 붉은앙땡이: 붉은빛 암석이나 흙이 드러나는 앙땡이

같은 기본 지형어 앞에 재질이나 색깔을 붙여 장소를 구분한 것이다.

‘앙’은 위로 솟거나 앞으로 튀어나온 느낌을 주고, ‘뗑이·땡이’는 덩이·덩어리와 가까운 음상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앙뗑이는 해안에서 불쑥 튀어나온 바위덩이 또는 절벽턱을 뜻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말은 만대마을에서 실제로 어떻게 발음되었는지, 인근 마을에도 같은 지형어가 있는지를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

해석 요약:
해안에 불쑥 돌출된 바위턱이나 절벽형 지형.


3-4. 노루금

노루금은 만대마을 서쪽 해안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있다. 동물인 노루와 관련된 지명일 가능성도 있지만, 지형을 보면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복권승의 해석에 따르면 ‘노루금’은

너른 굼
→ 너르굼
→ 노루금

과 같은 변화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굼’은 깊거나 오목한 곳, 또는 안쪽으로 들어간 지형을 가리키는 옛 지형어로 볼 수 있다. 노루금이 실제로 넓은 바다를 바라보는 오목한 해안지형이나 산턱이라면, ‘넓은 굼’ 또는 ‘너른 굼’이 소리 변화를 거쳐 노루금으로 굳었을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금’이 해안의 굽이·끝·경계와 관련된 지형어일 수도 있다. 이 경우 노루금은 넓게 열린 해안의 끝이나 굽이를 가리킨 이름이 된다.

해석 요약:
넓은 바다를 조망하는 너른 굼 또는 해안의 굽이·끝.


3-5. 후망산

후망산은 만대마을 남쪽 또는 뒤쪽을 살피는 산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망’은 바라보다, 살피다, 경계하다는 뜻과 바로 연결된다.

후망산은 공식 봉수대나 군사적 망대가 있었던 산일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시설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민이나 마을 주민들이 바다 상황, 배의 출입, 날씨, 조류를 살피던 생활상의 망산이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후’는 뒤쪽 또는 뒤를 돌아본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마을 뒤에서 바다를 살피는 산
또는 뒤쪽을 망보는 산

해석 요약:
마을과 바다를 망보던 산.


3-6. 큰모째골·작은모째골

큰모째골과 작은모째골은 서쪽 해안 가까이에 있는 두 골짜기다. 크기에 따라 구분된 한 쌍의 지명이다.

‘모째’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

  • 모서리나 모퉁이를 뜻하는 ‘모’
  • 산모퉁이 또는 해안 모퉁이를 가리키는 말
  • ‘모재·모자·모지’ 등이 변한 형태
  • 뾰족한 모양이나 한쪽으로 치우친 골짜기

실제 지도에서 두 골짜기가 해안 모퉁이나 산줄기 사이에 자리한다면, ‘모째’는 모서리진 골, 산모퉁이에 난 골을 뜻할 가능성이 높다.

주민들에게 “왜 모째골이라 했는가”, “모째가 어떤 모양을 가리켰는가”를 다시 묻는다면 정확한 뜻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해석 요약:
산모퉁이나 모서리진 지형에 난 골짜기.


3-7. 큰구매수둥·작은구매수둥

이 두 지명은 만대 북쪽 해안에 있으며, 큰 것과 작은 것으로 나뉜 한 쌍의 지명이다. 작은구매수둥에는 독살이 있었다고 전한다.

‘수둥’은 해안에서 둥글게 솟거나 물가로 불룩하게 나온 지형을 가리키는 지역어일 가능성이 있다. ‘등·둥·둔’ 계열은 흔히 솟은 등성이, 둥근 돌출부, 완만하게 부푼 지형과 연결된다.

‘구매’는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열어 둘 수 있다.

  • 구멍이나 움푹 팬 곳
  • 굽거나 휘어진 해안
  • 물고기를 몰아들이는 해안지형
  • 지역에서만 쓰인 고유한 해안어

작은구매수둥에 독살이 있었다는 점은 중요한 단서다. 독살은 돌을 쌓아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를 썰물에 가두는 전통 어로시설이다. 따라서 구매수둥은 물고기를 몰아들이기 좋은 돌출된 해안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해석 요약:
둥글게 솟거나 바다 쪽으로 나온 해안지형. 작은구매수둥에는 독살이 있었음.


3-8. 독살·둑살

독살은 해안에 돌담을 쌓아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를 썰물 때 잡는 전통 어로시설이다. 지역에 따라 돌살·독살·둑살 등으로 불린다.

만대마을의 작은구매수둥 일대에 독살이 있었다는 기억은 이 지역이 오래전부터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어로생활을 했음을 보여 준다.

‘독’은 돌의 방언형이거나, 돌을 쌓아 만든 시설을 뜻하는 말로 볼 수 있다. ‘살’은 물고기를 가두는 울이나 선형 구조를 가리킨다.

해석 요약:
돌을 쌓아 물고기를 잡던 전통 해안 어로시설.


3-9. 세막금

세막금은 만대 북쪽 해안의 작은 돌출부 또는 해안 굽이에 해당한다.

‘세막’은

  • 세 갈래로 막힌 곳
  • 작은 막
  • 새로 막은 곳
  • 바람과 파도를 막아 주는 해안지형

등 여러 가능성이 있다.

‘금’은 해안에서 굽이·경계·끝·좁은 목을 가리키는 지형어일 수 있다. 따라서 세막금은 작게 막혀 있거나 여러 방향으로 갈라진 해안의 끝을 뜻했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서는 주민 구술이 더 필요한 지명이다.

해석 요약:
작게 막히거나 갈라진 해안의 끝 또는 굽이.


3-10. 별쌍금

별쌍금은 서쪽 해안의 작은 굽이나 돌출부로 보인다. ‘별쌍’이 실제 주민 발음인지, ‘별상·벼랑·벌상’ 등의 변형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만약 해안 절벽이나 바위가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면 ‘쌍’이 두 개의 바위나 두 갈래 해안을 뜻했을 수 있다. ‘금’은 세막금과 마찬가지로 해안의 굽이·끝·경계와 관련된 말일 가능성이 있다.

해석 요약:
두 갈래 바위나 해안형상이 있는 금. 추가 구술 필요.


3-11. 금부리

금부리는 만대마을 중앙 동쪽의 해안 돌출부다.

‘부리’는 새의 부리처럼 길고 뾰족하게 튀어나온 산줄기나 해안 끝을 가리키는 지형어로 흔하다. ‘금’은 해안의 굽이·경계·끝과 관련된 말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금부리는

금처럼 굽거나 경계를 이루는 부리
또는 해안 끝에 뾰족하게 나온 지형

으로 볼 수 있다.

해석 요약:
바다 쪽으로 뾰족하게 나온 해안 끝.


3-12. 회목쟁이

회목쟁이는 만대 북서쪽 해안에 있다.

‘쟁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지만, 지명에서는 특정 물건이나 나무, 지형이 많은 곳을 나타내기도 한다. ‘회목’은 회나무·홰나무 또는 목재와 관련될 수 있다.

  • 회목나무가 많았던 곳
  • 배나 어구에 쓰는 목재를 다루던 곳
  • 해안이 휘어 목처럼 좁아진 곳

등의 가능성이 있다.

지도에서 해안이 좁게 꺾이는 곳이라면 ‘회목’ 자체가 휘어진 목 또는 돌아가는 해안형상을 뜻했을 가능성도 살필 수 있다.

해석 요약:
회목나무 또는 휘어진 목과 관련된 해안지명.


3-13. 그늑골

그늑골은 만대 서쪽 산지에 있다.

‘그늑’은 ‘그늘’, ‘그윽하다’, ‘그느슥하다’와 같은 의미망에서 살펴볼 수 있다. 햇빛이 잘 들지 않고 깊숙하며 조용한 골짜기라면,

그늘지고 그윽한 골
→ 그늑골

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말에서 그윽하다, 그느슥하다, 그늘은 모두 깊숙하고 어두우며 안쪽에 자리한 공간감과 연결된다.

해석 요약:
그늘지고 깊숙한 골짜기.


3-14. 가느실·가느실골·가느실재

가느실은 만대 남동쪽의 길고 좁은 골짜기와 고개 일대를 가리킨다.

‘가느실’은 ‘가는 실’처럼 길고 좁게 이어진 지형을 표현한 이름일 가능성이 높다.

가늘고 긴 골짜기
→ 가는 실 같은 골
→ 가느실

가느실재는 그 골짜기를 넘어가는 고개다. 지형과 소리, 의미가 비교적 잘 일치하는 사례다.

해석 요약:
실처럼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골과 그 고개.


3-15. 큰골·남산골

큰골은 주변 골짜기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거나, 마을 생활의 중심이 된 골짜기다.

남산골은 마을 남쪽 산 아래에 있는 골짜기다. 방향지명은 주민이 생활하던 중심점을 기준으로 붙는다.

해석 요약:
큰골은 규모에 따른 이름, 남산골은 방향에 따른 이름.


3-16. 뱃면

뱃면은 만대 남서쪽 해안사면에 있다.

‘뱃면’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1. 배처럼 생긴 산사면
  2. 배가 드나들거나 바다를 향한 면

지형이 둥글고 길게 휘어 배의 옆면처럼 보인다면 형상지명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배를 대거나 바다로 나가는 방향의 면이라면 생활지명일 수 있다.

해석 요약:
배 모양의 사면 또는 배가 드나들던 해안 쪽 면.


3-17. 도루막

도루막은 만대 남서쪽의 길 끝이나 해안 가까이에 있다.

‘도루’는 되돌아오다, 돌아가다와 연결되고, ‘막’은 막힌 곳을 뜻할 수 있다.

길이 막혀 다시 돌아와야 하는 곳
→ 도루막

또는 해안이 돌아 들어가 막힌 지형일 수도 있다.

해석 요약:
막다른 길이나 돌아 나와야 하는 해안지형.


3-18. 와랑창

와랑창은 남서쪽 해안 가까이에 있다.

이름 자체가 강한 음상을 가진다. 와랑, 와르르, 철썩, 쾅 같은 소리는 파도나 돌이 부딪치는 큰 소리를 떠올리게 한다.

절벽이나 바위 사이로 파도가 들이쳐 큰 소리가 나는 곳이라면, 와랑창은 파도소리를 그대로 옮긴 음상지명일 가능성이 높다.

해석 요약: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와랑와랑 큰 소리가 나는 곳.


3-19. 차돌백이

차돌백이는 밝고 단단한 차돌 또는 석영질 바위가 드러난 곳일 가능성이 높다.

‘-백이·-배기’는 어떤 것이 박히거나 자리 잡은 곳을 뜻하는 지명 요소로 자주 쓰인다.

차돌이 박힌 곳
→ 차돌배기·차돌백이

해석 요약:
차돌이 드러나거나 박혀 있는 곳.


3-20. 칼바위

칼바위는 해안에서 날카롭게 솟거나 얇고 길게 뻗은 바위다. 칼날처럼 뾰족하거나 수직으로 갈라진 형상에서 붙은 이름이다.

해석 요약:
칼날처럼 날카롭고 뾰족한 바위.


3-21. 삼형제바위

삼형제바위는 만대 북동쪽 해안에 있다. 세 개의 바위가 나란히 서 있거나 붙어 있어 형제처럼 보이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이런 의인화 지명은 바위의 수와 배열을 주민들이 생활언어로 쉽게 기억하기 위한 방식이다.

해석 요약:
세 바위가 나란히 서 있는 형상지명.


3-22. 용난굴

용난굴은 남서쪽 해안의 굴이나 바위틈으로 보인다.

이름은 용이 나왔다는 전설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굴에서 물이나 바람, 파도가 크게 솟구치는 모습을 용이 나는 것처럼 본 형상지명일 수도 있다.

해석 요약:
용이 나왔다는 전설 또는 물과 파도가 솟구치는 해안굴.


3-23. 여섬

여섬은 만대 서쪽 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다.

‘여’는 바다에서 수면 가까이 드러난 암초 또는 작은 바위를 뜻한다. 따라서 여섬은

여처럼 낮고 작은 섬
또는 암초성 섬

을 뜻했을 가능성이 높다.

해석 요약:
암초나 여가 발달한 작은 섬.


3-24. 솔섬·대섬

솔섬은 소나무가 많아 붙은 이름이다. 대섬이라는 다른 이름이 함께 전한다면, 큰 섬이라는 뜻의 ‘대섬’이거나 대나무와 관련된 이름일 수 있다.

현재 지도에서는 솔섬과 대섬이 병기되어 있으므로 주민들이 두 이름을 함께 사용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석 요약:
소나무가 많거나 주변보다 큰 섬.


3-25. 꽤깔섬

꽤깔섬은 만대 서쪽의 작은 섬으로, 현재 지도에서는 여섬 또는 꽤깔도와 함께 확인된다.

‘꽤깔’은 새소리, 색깔, 형상, 주민설화 등 여러 가능성이 있다. 이름의 음상이 매우 독특하므로 섣불리 일반어로 바꾸기보다 현지 발음과 구술을 우선 보존해야 한다.

해석 요약:
뜻이 확정되지 않은 고유 해안지명. 주민 구술 우선.


3-26. 피도

피도는 만대 남동쪽 바다에 있는 섬이다.

‘피’는 다음과 같은 가능성이 있다.

  • 피처럼 붉은 바위
  • 피난과 관련된 이야기
  • 곡식 피
  • 좁고 비껴난 섬을 가리키는 옛말

현재로서는 섬의 암석색과 주민 구술을 확인해야 한다.

해석 요약:
유래 미확정. 암석색 또는 생활사와 관련 가능.


3-27. 수억

수억은 만대 남쪽 생활권의 이름이다.

‘수억’은 한자식 숫자 ‘수억’과 직접 관련되기보다, 물이나 지형을 가리키는 옛말이 변한 것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 물이 깊게 괸 곳
  • 물길이 꺾이는 곳
  • 수렁·수곡 계열
  • 물이 안쪽으로 들어간 해안

등의 가능성이 있다.

이 지명은 만대와 함께 행정·생활권의 큰 공간명으로 사용되므로, 옛 지도와 주민 구술을 별도로 확인할 가치가 높다.

해석 요약:
물길이나 깊은 물, 안쪽 해안과 관련된 오래된 지명일 가능성.


3-28. 만대

만대는 만대마을 전체를 대표하는 지명이다.

한자로는 여러 방식으로 표기될 수 있지만, 실제 어원은 한자 뜻보다 지형과 주민의 옛 발음을 먼저 살펴야 한다.

반도의 끝에 길게 뻗은 지형, 바다로 돌출된 넓은 대지, 또는 여러 만이 이어진 곳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만’이 바다의 만(灣), 굽이, 넓은 공간과 연결되고, ‘대’가 터·들·높은 곳을 뜻한다면,

바다 굽이를 끼고 넓게 펼쳐진 터

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해석 요약:
바다의 만과 넓은 터가 결합된 마을명일 가능성.


4. 만대마을 지명의 특징

4-1. 큰 것과 작은 것을 짝지어 부른 지명

만대마을에는 크기 대칭 지명이 여러 쌍 있다.

  • 큰어리골·작은어리골
  • 큰모째골·작은모째골
  • 큰구매수둥·작은구매수둥

이런 지명은 두 장소가 같은 형상과 기능을 공유하면서 규모만 달랐다는 뜻이다. 주민들이 공간을 매우 세밀하게 구분해 사용했음을 보여 준다.


4-2. 해안지형을 세밀하게 나눈 지역어

만대에는 금·앙땡이·수둥·부리·여·살 같은 지형어가 반복된다.

  • 금: 해안의 굽이·끝·경계
  • 앙땡이: 불쑥 돌출된 바위턱
  • 수둥: 둥글게 솟거나 튀어나온 해안
  • 부리: 뾰족하게 나온 끝
  • 여: 수면 가까운 암초
  • 살: 돌이나 울을 엮어 물고기를 가두는 구조

이런 말들은 해안에서 살아온 주민들이 바다의 미세한 차이를 구별하기 위해 만든 생활언어다.


4-3. 소리와 형상을 그대로 옮긴 지명

와랑창·칼바위·삼형제바위·차돌백이 같은 지명은 소리와 형상이 매우 직접적이다.

  • 와랑창: 파도와 바위가 내는 소리
  • 칼바위: 칼날 같은 형상
  • 삼형제바위: 세 바위의 배열
  • 차돌백이: 차돌이 박힌 곳

이런 지명은 별도의 문헌풀이가 없어도 현장을 보면 곧 뜻을 알아볼 수 있다.


4-4. 이동과 생활을 담은 지명

앙너머·도루막·뱃면·후망산은 주민들의 이동과 행동이 담긴 이름이다.

  • 앙너머: 앙땡이를 넘어가는 길
  • 도루막: 막혀 되돌아 나오는 곳
  • 뱃면: 배가 닿거나 배 모양인 면
  • 후망산: 바다와 마을을 살피는 산

지명은 정지된 지형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그 공간을 어떻게 이용했는지도 함께 기록한다.


5. 맺는말

만대마을의 지명은 바다와 골짜기, 바위와 샘, 어로와 농경, 주민들의 길찾기 경험이 겹쳐 만들어진 생활의 지도다.

큰어리골과 작은어리골은 골줄기가 어우러지는 모습을 담고, 앙너머는 절벽 너머로 이어지는 길을 기억한다. 노루금은 넓은 바다를 바라보는 굼이나 금의 형상을 품고, 후망산은 바다를 살피던 주민의 시선을 간직한다. 와랑창에는 파도소리가 남아 있고, 독살에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시간을 이용했던 어로기술이 담겨 있다.

이 지명들은 지도 위의 작은 글씨가 아니다.

지명 하나는 그곳을 부르던 사람들의 눈이고,
지형을 읽던 방식이며,
그 땅에서 살아낸 생활의 흔적이다.

이번 복원은 과거의 기억지도를 다시 위성지도와 맞추고, 주민들이 전한 발음과 지형을 비교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지도 상의 위치와 명칭, 그리고 해석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고, 또 잘 못 표기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현장사진, 주민들의 추가 구술, 옛 지도, 인근 마을의 같은 계열 지명을 더 조사한다면

만대마을 지명은 훨씬 완성도 높고, 오류를 수정하면서 풍부하게 복원될 수 있다.  이 초고는 그 첫걸음이다.

 

작성에 도움 주신 분들 : (고)전용매할머니, 양은숙(현 이장), 양승호, 이순, 김영희(당시 이장), 차윤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