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전라권 ‘저드리·저들이·저드래’ 계열 지명의
방언지리학적·지형학적 검토
— 신체어 ‘겨드랑이’의 지형어 전환 가능성을 중심으로 —
| 보고서의 성격 이 글은 현재 확인된 여섯 지명과 방언·지형 자료를 바탕으로 세운 잠정 연구보고서이다. 지명 원형과 직접적인 축약 과정이 문헌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결론은 확정적 어원설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연구 가설로 제시한다. |
자료 조사·현장 해석 복권승
요약
본 보고서는 충청·전라권에서 확인되는 ‘저들골·저들이골·저들이·저드리·저드래’ 계열 지명이 신체어 ‘겨드랑이’의 방언형 및 겨드랑이형 지형 인식과 관련되는지를 검토한다. 현재 확인된 표본은 전북 고창, 전남 영암, 충남 청양·예산, 대전, 충북 괴산의 여섯 곳이다.
국립국어원은 ‘저드랑’계가 ‘겨드랑’의 첫소리 ㄱ이 구개음화를 겪어 ‘져드랑’이 된 뒤 단모음화를 거쳐 형성된 방언형이라고 설명하며, 저드랑계가 강원·충청·전라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고 보고하였다. 현재 수집된 지명 표본은 그 가운데 충청·전라권에 집중한다.
여섯 지점의 등고선과 산지 경계를 예비 판독한 결과, 모두 큰 산체와 가지 능선 사이의 오목한 자리, 또는 평지에서 산 안쪽으로 끼어드는 짧은 내만부에 놓인다. 이는 몸통과 팔 사이에 형성되는 겨드랑이의 공간 구조와 일정한 유사성을 보인다. 특히 대전 죽동의 지명 자료는 ‘저드리’와 함께 ‘지들이·저들이’라는 변이형을 명시하여, 저드리와 저들이가 같은 지명군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저드랑이 → 저드리·저들이·저드래’의 직접적인 축약형은 아직 문헌이나 방언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청양의 ‘저들이’와 옛 마을명 ‘좌동’의 관계, ‘겨·켜·겹·곁’의 의미망은 흥미로운 확장 가설이나 본 보고서의 핵심 결론에서는 분리한다. 현재 단계의 가장 안전한 결론은, 이 지명군이 저드랑 방언권과 겨드랑이형 지형의 중첩 속에서 해석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직접 어원은 여전히 미확정이라는 것이다.
| 핵심 결론 방언 분포와 지명 분포의 중첩, 여섯 사례에서 반복되는 오목한 곁자리 지형, 대전 사례의 명시적 변이형은 가설을 강화한다. 반면 직접적인 고형(古形)과 중간 축약형이 없으므로 “겨드랑이에서 유래했다”고 단정하지 않고 “신체어가 지형어로 전환된 후보 지명군”으로 제시한다. |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우리말 지명에는 신체 부위의 명칭이 지형의 형태와 위치를 표현하는 말로 전환된 사례가 적지 않다. 목·허리·등·어깨·배·코와 같은 말은 좁아지는 고개, 낮아진 능선, 둥근 사면, 앞으로 돌출된 지형 등을 지시한다. 이와 같은 신체-지형 대응은 단순한 비유를 넘어, 사람이 자신의 몸을 기준으로 복잡한 땅의 모양을 분절하고 이름 붙이는 인지적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번 검토는 ‘저들골·저들이골·저들이·저드리·저드래’라는 소지명이 충청·전라권에 모여 있고, 그 위치가 공통적으로 산줄기 사이에 오목하게 끼어든다는 관찰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이 지역에서는 표준어 ‘겨드랑’을 ‘져드랑·저드랑’ 계열로 발음한다는 방언 자료가 확인된다. 따라서 본 보고서는 다음 세 질문을 중심으로 자료를 정리한다.
1. 이 지명군은 실제로 특정 지역에 집중하며 서로 변이 관계를 이루는가?
2. 각 지점은 몸의 겨드랑이와 견줄 수 있는 공통 지형 구조를 보이는가?
3. 방언형 ‘저드랑이’가 저드리·저들이·저드래로 축약되었을 가능성을 어느 수준까지 말할 수 있는가?
2. 자료와 연구 방법
2.1. 조사 자료
지명 자료는 국토지리정보원 지명정보 검색 화면과 온라인 지도에서 확인한 여섯 지점을 대상으로 하였다. 지도 이미지는 네이버지도·하늘지도 화면이며, 지명 위치와 주변 등고선·산지 경계·도로·수계를 함께 판독하였다. 이 판독은 정밀 수치표고모형(DEM) 분석이 아니라 연구 가설을 세우기 위한 예비 지형 판독이다.

그림 1. 국토지리정보원 지명정보 검색 화면에 나타난 저드래·저드리 사례
2.2. 방언 자료
국립국어원 『2020년 지역어 보완 조사』의 ‘겨드랑’ 방언 지도 해설을 기본 근거로 삼았다. 이 보고서는 ‘저드랑’계가 ‘겨드랑’의 ㄱ 구개음화로 ‘져드랑’이 된 뒤 단모음화를 거쳐 형성된 것으로 설명한다. 저드랑계의 실제 형태로 저드랑·져드랑·저드렁·저드락·저지랑·저드랑이·저드래이·저드랭이·저드렁이 등을 제시하며, 그 분포를 강원·충청·전라 지역에 광범위한 것으로 정리한다(국립국어원 2020: 24-25).
2.3. ‘겨드랑이형 지형’의 잠정 판정 기준
형상 유사성에 의존하는 자의적 판단을 줄이기 위해 다음 세 조건을 잠정 기준으로 삼았다.
· 큰 산체와 그에서 갈라진 가지 능선 사이에 오목한 공간이 형성되는가.
· 골·들·취락이 바깥 평지나 주 골짜기에서 산 안쪽으로 끼어들어 가는가.
· 독립된 긴 계곡이라기보다 본 지형의 곁에 붙은 짧은 내만부 또는 주머니형 공간인가.
세 조건을 모두 엄격히 만족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지형의 개방도·도시화·저수지 조성 등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각 사례는 ‘뚜렷함·보통·제한적’의 질적 수준으로만 평가한다.
2.4. 증거 수준의 구분
| 단계 | 성격 | 본 보고서에서의 처리 |
| 1단계 | 확인 사실 | 공식 지명 표기, 주소, 문헌에 명시된 변이형 |
| 2단계 | 강한 정황 | 방언권과 지명 분포의 중첩, 여러 사례에서 반복되는 지형 |
| 3단계 | 잠정 가설 | 저드랑이에서 저드리·저들이·저드래로의 축약 |
| 4단계 | 확장 추론 | 저들이→저동→좌동, 겨·켜·겹·곁의 직접 어원적 동일성 |
3. 방언지리학적 근거
3.1. 겨드랑과 저드랑의 관계
‘겨드랑’은 팔 아래, 몸통과 팔이 만나는 오목한 곳을 가리키는 신체어이다. 국립국어원 자료는 겨드랑계·저드랑계·자드랑계·제트랑/제탈밑계·저껭이계 등 여러 방언군을 구분한다. 이 가운데 본 연구와 직접 관련되는 저드랑계는 음운 변화 과정과 지역 분포가 비교적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다.
| 문헌으로 확인되는 핵심 겨드랑 → 져드랑 → 저드랑의 변화는 방언학적 설명이 있다. 저드랑·저드랑이·저드래이·저드랭이 등의 형태도 실제 방언 자료에 들어 있다. 그러나 저드리·저들이·저드래가 곧바로 그 축약형이라는 설명은 해당 보고서에 없다. |
3.2. 현재 표본의 지역적 집중
현재 확인된 여섯 지명은 충북 괴산, 대전, 충남 예산·청양, 전북 고창, 전남 영암에 분포한다. 모두 충청·전라권이라는 점에서 저드랑 방언권의 일부와 겹친다. 특히 현재 표본은 대체로 소백산맥 서쪽에 모여 있으나, 이를 절대적인 지명 등어선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국립국어원 자료상 저드랑계 방언은 강원 지역에도 널리 나타나므로, 북부와 강원권에서 유사 지명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3.3. 대전 죽동의 변이형이 갖는 의미
대전 유성구 죽동의 지명정보는 ‘저드리’를 표제 지명으로 제시하면서 ‘지들이·저들이’라고도 불린다고 기록한다. 이는 저드리와 저들이가 서로 무관한 동음 지명이 아니라, 적어도 한 지역에서는 같은 장소를 가리키는 공존형이었다는 직접 자료이다. 여섯 사례 중 음운형 사이의 연결을 가장 강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므로, 본 연구 가설의 중심 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
4. 사례별 지형 검토
4.1.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고수면 와촌리 ‘저들골’
지명 표지점은 넓은 경작지에서 산지 안쪽으로 들어가는 자리에 놓인다. 남북의 낮은 산줄기 사이로 논밭이 오목하게 파고들며, 큰 들의 가장자리에 곁골이 붙은 구조가 보인다. 긴 계곡이라기보다 큰 들의 옆구리에서 안쪽으로 접혀 들어간 경작 골짜기라는 점에서 겨드랑이형 적합도가 비교적 높다.

4.2.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도장리 ‘저들이골’
도장저수지 서쪽 산사면의 오목한 자리로, 산체와 가지 능선 사이에 작은 골이 안쪽으로 끼어든다. 저수지 조성으로 원래 물길의 일부가 변형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나, 등고선상 내만부는 비교적 뚜렷하다. ‘저들이골’처럼 -이-가 살아 있는 표기는 저들골보다 상대적으로 긴 형태를 보존했다는 점에서 주목되지만, 이것이 곧 저드랑이의 잔존형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림 3. 영암군 군서면 도장리 저들이골. 산사면 안쪽으로 기어들어간 듯한 오목한 골(네이버 지도)
4.3. 충청남도 청양군 청양읍 정좌리 ‘저들이’
이 사례는 ‘골’이 아니라 ‘들’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명 위치는 서쪽 산지에서 동쪽의 지천 평야로 열리는 짧은 골의 안쪽이며, 산줄기 사이로 논들이 깊숙이 들어간다. 따라서 ‘저들이’가 단순히 저쪽의 들이라는 지시 표현이 아니라, 오목하게 끼어든 들을 가리키는 지형어일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그림 4. 청양군 청양읍 정좌리 저들이. 산줄기 사이로 깊숙이 파고든 들(네이버 지도)
4.4. 충청북도 괴산군 괴산읍 제월리 ‘저드래’
산지 가장자리에서 동쪽 평야 쪽으로 열린 짧은 주머니형 골에 해당한다. 여섯 사례 중 형태가 단순하고, 산체와 가지 능선 사이의 오목한 자리가 비교적 선명하다. 지명정보에는 고산정에서 놀던 원님들의 풍악 소리가 이곳까지 들렸다는 전승이 붙어 있다. 이 전승은 지역 문화자료로 존중할 필요가 있으나, ‘들렸다’와 ‘저드래’의 언어적 대응을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므로 어원 근거로는 낮게 평가한다.

4.5. 충청남도 예산군 광시면 운산리 ‘저드리’
지명 위치 앞쪽에 작은 산줄기가 한 겹 더 놓여 있어 단순한 V자형 골과는 다르다. 본 산체와 앞쪽 지능선 사이에 취락과 경작지가 끼어드는 복합 내만부로 볼 수 있다. 형태는 다른 사례보다 복잡하지만, 큰 지형의 곁에 오목한 공간이 형성된다는 공통성은 유지된다.

4.6. 대전광역시 유성구 죽동 ‘저드리’
도시화로 원지형과 옛 취락 경계가 크게 바뀌었으나, 지명 위치는 동쪽 구릉의 안쪽 굽이에 취락이 파고든 자리이다. 서쪽의 낮은 수계·평지와 대비하면 산기슭의 오목한 곁자리라는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지형 증거는 도시화 때문에 제한적이지만, ‘지들이·저들이’라는 변이형 기록은 가장 강한 언어 자료이다.

5. 비교 매트릭스
아래 표는 지명 표기, 변이형, 지형 구조, 문헌 설명과 증거 수준을 함께 비교한 것이다. ‘적합도’는 정밀 계측값이 아니라 등고선과 산지 경계를 이용한 예비 판독 결과이다.
| 지역 | 표제 지명 | 확인 변이·현지어 | 지형 구조 | 겨드랑이형 적합도 | 기록된 설명/쟁점 | 현재 증거의 성격 |
| 고창 고수면 와촌리 |
저들골 | 미확인 | 큰 들 곁의 짧은 경작 골 | 뚜렷함 | 별도 유래 미확인 | 지형 정황 |
| 영암 군서면 도장리 |
저들이골 | 미확인 | 저수지 서쪽 산사면의 내만 골 | 뚜렷함 | 별도 유래 미확인 | 지형 정황 |
| 청양 청양읍 정좌리 |
저들이 | 현지 겨→져 발음 관찰 | 산 사이로 깊이 들어간 들 | 뚜렷함 | 좌동과의 관계는 미확인 | 지형+현지 방언 |
| 괴산 괴산읍 제월리 |
저드래 | 미확인 | 산지 가장자리 주머니형 골 | 매우 뚜렷함 | 풍악 소리 전승 | 지형 정황 |
| 예산 광시면 운산리 |
저드리 | 미확인 | 지능선 안쪽 복합 내만부 | 보통 | 별도 유래 미확인 | 지형 정황 |
| 대전 유성구 죽동 |
저드리 | 지들이·저들이 | 구릉 안쪽의 도시화된 곁자리 | 제한적 | 새로 생긴 마을 설명 | 변이형 직접 자료 |
6. 종합 논의
6.1. 세 종류의 중첩
현재 자료의 의미는 한 가지 증거가 강해서라기보다 세 종류의 정황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데 있다. 첫째, 지명형이 충청·전라권에 집중한다. 둘째, 이 지역은 ‘겨드랑’을 ‘저드랑’으로 발음하는 주요 방언권에 포함된다. 셋째, 여섯 지점에서 산줄기 사이의 오목한 곁자리라는 지형이 반복된다. 여기에 대전 죽동의 ‘저드리·지들이·저들이’ 공존 기록이 음운형 사이의 연결 고리를 보탠다.
6.2. 신체어에서 지형어로
겨드랑이는 몸통과 팔이 만나는 안쪽의 오목한 자리이다. 지형에서는 큰 산체를 몸통, 갈라져 나간 지능선을 팔에 대응시킬 때 두 능선 사이의 골이나 들이 겨드랑이와 같은 위치를 차지한다. 이러한 대응은 형태뿐 아니라 관계적 위치에 기초한다. 즉 단순히 움푹 팬 모든 곳이 아니라, 본체의 곁에서 가지와 만나는 안쪽 자리라는 점이 중요하다.
| 잠정적인 의미 전환 모형 신체의 겨드랑이(몸통과 팔 사이의 오목한 곳) → 산체와 지능선 사이의 오목한 곁자리 → 그 안에 형성된 골·들·취락의 이름 |
6.3. 가능한 음운 경로와 그 한계
문헌으로 뒷받침되는 구간은 ‘겨드랑 → 져드랑 → 저드랑’이다. 또한 실제 방언형 가운데 저드랑이·저드래이·저드랭이 등이 확인된다. 이를 바탕으로 ‘저드랑이골 → 저들이골’, ‘저드랑이 → 저드리’, ‘저드래이 → 저드래’와 같은 축약을 상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현재 확인된 자료에는 이러한 축약이 실제로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중간 기록이 없다.
특히 /드랑이/가 /들이/ 또는 /드리/로 줄어드는 과정은 언어학적으로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지명은 빠른 발화, 음절 탈락, 유추, 행정 표준화에 의해 크게 변할 수 있지만, “가능한 변화”와 “실제로 일어난 변화”는 구별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 표기는 연구 모형이지 확정 어원 계보가 아니다.
| 검증 대상 모형 겨드랑이·져드랑이·저드랑이 → 저드리 / 저들이 / 저드래 → 저들골·저들이골·저들이 등의 지명군 |
6.4. ‘겨·켜·겹·곁’ 의미망의 처리
쌀겨, 나무의 부름켜, 켜켜이, 곁, 곁들이다, 껍질·겹과 같은 말들은 “바깥에 붙음, 한 겹 둘러쌈, 옆에 놓임”이라는 공간 이미지를 공유하는 듯 보인다. 이 의미망은 저들이 계열 지형을 ‘본체의 곁에 붙고 한 겹 안으로 끼인 자리’로 이해하는 데 유용한 인지적 보조 틀이다.
다만 소리와 의미가 유사하다는 사실만으로 이들 단어가 하나의 역사적 어근에서 나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본 보고서는 겨·켜·겹·곁의 관계를 역사 어원으로 주장하지 않고, 지형을 인식하고 설명하는 음상·인지 의미망의 확장 과제로만 남긴다.
6.5. 청양 ‘저들이’와 ‘좌동’ 문제
청양군의 공식 마을유래 자료는 1914년 좌동·입동·정탁리 일부를 합쳐 정좌리를 만들었다고 기록한다. 따라서 좌동은 정좌리 성립 이전부터 사용되던 마을명이다. 현지 관찰에 따르면 좌동은 청양현 읍치 또는 봉암리 방면의 오래된 진입길을 기준으로 단순히 왼쪽 마을이라 하기 어려우며, 지역에서는 ‘겨’를 ‘져’로 발음한다. 이 점은 좌동의 ‘좌’를 후대 한자 표기로 의심하게 하는 문제 제기이다.
그러나 “왼쪽이 아니다”라는 사실만으로 “원래 저동이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당시의 다른 기준점, 마을 내부의 방향 체계, 별도의 지명 쌍, 한자 기록의 고형 등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므로 ‘저들이 → 저동 → 좌동’은 본 연구의 핵심 논증에서 제외하고, 고지도·호구자료·토지대장·주민 구술을 통해 별도로 검증할 과제로 둔다.
6.6. 괴산 풍악 전승의 평가
괴산 저드래에는 고산정의 풍악 소리가 이곳까지 들렸다는 설명이 전한다. 이 이야기는 지역의 경승지와 지명을 연결한 문화적 서사로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지명 음형과 ‘들렸다’ 사이의 정규적인 음운 대응이 제시되지 않으며, 다른 지역에서 저드리·저들이·저들이골 같은 유사형이 확인된다. 따라서 본래 어원을 밝히는 사료라기보다, 뜻을 잃은 지명에 친숙한 이야기가 결합한 민간어원일 가능성을 검토하는 편이 타당하다. 다만 이를 단정하려면 해당 전승의 최초 기록 시기와 지역 구술 자료를 더 조사해야 한다.
7. 결론
현재까지 확인한 여섯 사례는 ‘저드리·저들이·저드래’ 계열을 하나의 연구 대상 지명군으로 묶을 근거를 제공한다. 특히 다음 네 점이 중요하다.
1. 여섯 표본이 충청·전라권에 집중하며 저드랑계 방언 분포와 상당 부분 겹친다.
2. 모든 지점에서 큰 산체와 지능선 사이의 오목한 곁자리 또는 산 안쪽으로 끼어든 골·들이 반복된다.
3. 대전 죽동에서 저드리·지들이·저들이가 같은 장소의 변이형으로 직접 기록되어 있다.
4. 국립국어원 방언 자료에 저드랑이·저드래이·저드랭이 같은 근접형이 실제로 확인된다.
이 정황들은 해당 지명군을 신체어 ‘겨드랑이’가 지형의 관계적 위치를 나타내는 말로 전환된 후보로 볼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저드랑이에서 저드리·저들이·저드래로 이어지는 중간 음운형과 옛 표기가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현 단계에서 확정적 어원설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
| 최종 판정 “저드리·저들이·저드래 계열은 겨드랑이형 지형을 가리키는 방언 지명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서는 이 문장이 가장 강하면서도 무리하지 않는 결론이다. |
8. 후속 조사 과제
· 전국 지명 자료에서 저드랑골·저드랭이골·저드래골·저드리·저들이·저덜골·저들골 등의 변이형을 함께 검색한다.
· 1910년대 지형도, 임야도, 토지대장, 읍지, 마을지에서 오늘의 표기보다 긴 고형이 남아 있는지 확인한다.
· 각 마을 고령 주민에게 실제 발음, 지명이 가리키는 범위, 옛길과 취락의 위치, 전승의 최초 기억을 구술 조사한다.
· 수치표고모형을 이용해 내만 깊이, 능선 사이 각도, 골의 길이와 폭을 계측하여 ‘겨드랑이형’ 판정을 정량화한다.
· 강원권과 소백산맥 동쪽에서 유사 지명을 검색하여 현재 나타난 충청·전라 집중이 실제 분포인지 자료 편향인지 검증한다.
· 청양 좌동은 저들이와 분리하여 고지도·행정문서·구술자료로 별도 연구한다.
참고문헌 및 자료
• 국립국어원. 2020. 『2020년 지역어 보완 조사』. 연구책임자 정승철. 특히 “겨드랑의 방언 지도” 24-25쪽.
• 청양군 청양읍. 「마을유래」: 정좌리의 행정구역 성립과 좌동·입동·정탁리 기록. 2026년 7월 확인.
• 국토지리정보원 지명정보 검색 자료: 괴산 제월리 저드래, 대전 죽동 저드리, 예산 운산리 저드리 및 관련 고시 정보. 사용자 제공 화면.
• 네이버 지도·하늘지도: 고창 와촌리, 영암 도장리, 청양 정좌리, 괴산 제월리, 예산 운산리, 대전 죽동의 지형 화면. 사용자 제공 자료.
• 청양신문. 「청양읍 정좌2리」 및 정좌리 관련 마을 기사. 좌동의 현행 마을명 확인을 위한 보조 자료.
부록. 연구 가설의 안전선
| 판정 | 내용 |
| 말할 수 있음 | 저드랑은 겨드랑의 방언형이며 강원·충청·전라에 널리 분포한다. |
| 말할 수 있음 | 현재 확인된 여섯 지명은 충청·전라권에 집중하고 겨드랑이형 지형을 반복해서 보인다. |
| 말할 수 있음 | 대전에서는 저드리와 지들이·저들이가 같은 장소의 변이형으로 기록된다. |
| 잠정적으로 말할 수 있음 | 저드리·저들이·저드래가 저드랑이 계열에서 축약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
| 아직 말할 수 없음 | 여섯 지명의 어원이 모두 겨드랑이로 확정되었다. |
| 아직 말할 수 없음 | 청양 좌동은 반드시 저동을 한자화한 이름이다. |
| 별도 확장 과제 | 겨·켜·겹·곁이 역사적으로 하나의 어근에서 갈라졌다. |
'마을이야기 > 터무늬-지명, 땅이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생김 산책] 발바닥의 발에서-바래기산, 바라기골까지. (0) | 2026.07.17 |
|---|---|
| [생김 산책]귀때기(귀싸대기), 볼때기(볼따귀)에서 땅 이름 '떼기골'까지 (1) | 2026.07.15 |
| [땅이름 산책]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읍 정수리 '덜러덜봉' 해석 (0) | 2026.07.12 |
| [땅이름 산책] 만대마을 지명 보고서 (1) | 2026.07.12 |
| [땅이름 산책] 미아리는 '메아리고개'였을까? 되넘이고개와 돌아오는 바위. (1) | 2026.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