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터무늬-지명, 땅이름 이야기

[생김산책] 바나니골 3탄 => 이마박(대갈빡)에서 함박골까지...

잉화달 2026. 7. 27. 03:04

보론 초고

이마박에서 함박골까지

‘박’의 둥근 형상이 인체·식물·생활도구·지형을 오가는 공간적 의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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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승

바나니골·바곡 연구의 보론

2026. 7.

 

 

요약

본고는 ‘박’ 계열 어휘를 하나의 단어에서 다른 단어가 차례로 발생한 시간적 계통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둥글게 불거지고, 속을 품으며, 둘레를 이루고, 안쪽으로 오목해지는 형상성이 인체·식물·생활도구·지형이라는 서로 다른 공간적 층위에서 반복되는 양상을 살핀다. 이마박과 마빡에서는 머리의 둥근 앞면으로, 박·새박·호박·수박에서는 속을 품은 열매로, 바가지·함지박·쳇박에서는 둥근 둘레와 오목한 내부를 가진 생활도구로, 함박산·함박바위·함박골에서는 볼록하거나 둘러싸인 지형으로 나타난다.

이들 사이의 관계는 ‘인체에서 식물로’, 또는 ‘식물에서 도구와 지형으로’ 나아가는 단선적 발생순서가 아니다. 형상은 각 공간을 오가며 서로를 비추고 보충한다. 산의 둥근 머리를 인체의 마빡에 비겨 이해했을 수도 있고, 박과 함지박의 형상이 이미 알려진 산과 골의 인식을 더욱 선명하게 했을 수도 있다. 발생의 실제 순서는 역순이거나 지역마다 달랐을 수 있으며, 어느 하나로 고정할 수 없다.

아울러 본고는 바나니골·바곡·진바곡에서 드러난 직선형 ‘바’의 의미망과 둥근 ‘박’의 의미망을 대비한다. ‘바’가 밧줄·통나무·재목·대들보처럼 길고 곧은 선형을 나타낸다면, ‘박’은 둥글고 불룩하며 내부를 품는 입체적 형상을 나타낸다. 두 형상은 곧은 나무를 휘고, 엮고, 자르고, 꿰어 둥근 생활도구를 만드는 기술 속에서 지속적으로 만난다. 따라서 바나니골의 ‘바’가 산속에 놓인 곧은 재목이라면, 함박골의 ‘박’은 산속에 놓인 둥근 그릇이라 할 수 있다.

주제어 박, 이마박, 마빡, 함지박, 쳇박, 함박골, 공간적 층위, 형상 의미망, 바나니골

발생순서가 아니라, 같은 형상이 인체·식물·도구·지형의 공간을 왕복한다.

 

1. 문제의식: 시간적 계통이 아닌 공간적 층위

어원과 지명의 의미망을 논할 때에는 흔히 ‘어느 말이 먼저 생겼는가’를 묻는다. 물론 문헌에 나타난 시기와 음운 변화의 순서는 언어사 연구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문자 기록 이전부터 생활 속에서 사용된 형상어를 다룰 때, 문헌의 선후만으로 의미의 전체 흐름을 복원하기는 어렵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말의 발생계통보다 형상의 공간적 확장이다. 사람은 몸, 식물, 생활도구, 산과 하천을 서로 완전히 분리된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둥근 머리와 둥근 열매, 오목한 그릇과 둘러싸인 골짜기는 크기와 기능은 달라도 서로 닮은 공간구조로 인식될 수 있었다.

따라서 본고에서 ‘이마박-박 열매-함지박-함박골’은 시간적 발생순서를 뜻하는 화살표가 아니다. 이는 같은 형상성이 서로 다른 규모와 생활영역에 나타나는 공간적 층위의 배열이다. 그 관계는 다음처럼 쌍방향으로 보아야 한다.

인체 ↔ 식물 ↔ 생활도구 ↔ 지형

형상의 이동 방향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인체의 둥근 부분으로 산머리를 설명할 수도 있고, 박과 함지박의 모양으로 신체와 지형을 다시 인식할 수도 있다. 지형의 거대한 오목함이 생활도구의 이름을 불러왔을 수도 있고, 익숙한 도구가 지형을 읽는 틀이 되었을 수도 있다. 실제 발생순서는 역순이거나 무작위일 수 있으며, 여러 방향의 영향이 한 지점에서 겹칠 수도 있다.

이때 각 층위의 사례는 다른 층위의 빈 부분을 채운다. 필자는 이를 ‘보충성의 원리’로 본다. 마빡만으로는 ‘박’의 지형적 의미를 증명하기 어렵고, 함박골만으로도 식물과 도구의 의미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인체·열매·그릇·지형에서 유사한 볼록함과 오목함이 반복되면, 각 사례가 서로의 해석 가능성을 보충한다.

 

2. ‘박’의 중심 형상: 볼록함과 오목함의 한 몸

‘박’의 형상은 단순한 평면의 원이나 동그라미가 아니다. 그것은 부피가 있고 껍질과 내부를 가진 입체적 형상이다. 밖에서 보면 둥글고 불룩하게 솟지만, 반으로 가르고 속을 비우면 오목한 그릇이 된다.

따라서 박의 의미망에는 서로 반대처럼 보이는 두 방향이 함께 존재한다.

구조 공간적 성질 대표 사례
볼록한 방향 둥글게 솟음·봉긋함·앞으로 불거짐 이마박, 마빡, 박 열매, 함박산, 함박바위
오목한 방향 안으로 팸·속을 품음·둘러싸인 내부 바가지, 함지박, 쳇박, 함박골, 분지형 마을
경계의 방향 안과 밖을 가르는 둥근 외피·둘레 박 껍질·그릇의 전·체의 테·산줄기 둘레

이 때문에 박계 지형은 둥근 산봉우리뿐 아니라 오목한 골짜기에도 나타날 수 있다. 박을 엎어놓으면 산이 되고, 함지박을 바로 놓으면 골이 된다. 그러나 이는 실제 명칭이 반드시 박이나 함지박에서 직접 유래했다는 단정이 아니라, 사람들이 공유했던 형상 인식의 두 방향을 말한다.

 

3. 인체의 층위: 이마박과 마빡

‘이마박’과 ‘마빡’은 머리의 앞쪽, 특히 둥글고 넓게 앞으로 드러난 이마 부분을 가리키는 생활어이다. 이를 곧바로 ‘이마+박’이라는 역사적 합성어로 확정하려면 별도의 문헌자료가 필요하다. 다만 생활언어 속에서 ‘박·빡’이라는 음이 둥글고 단단하게 불거진 머리의 앞면과 결합한다는 사실은 형상 의미망의 관점에서 중요하다.

이마는 얼굴의 평평한 한 부분이 아니라 두개골의 곡면이 밖으로 드러난 자리이다. 앞에서 보면 넓은 면이고, 옆에서 보면 둥글게 솟은 곡면이다. 만지고 부딪히며 경험하는 신체 부위라는 점에서, 사람들은 이를 단단한 둥근 덩이의 앞부분처럼 느꼈을 수 있다.

이마박의 ‘박’이 식물의 박에서 나왔는지, 반대로 신체어의 박이 식물명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현재로서 알 수 없다. 본고의 관심은 어느 쪽의 발생이 먼저인가가 아니라, ‘둥글게 불거진 외면’이라는 동일한 형상성이 인체의 공간에서도 작동한다는 데 있다.

 

4. 식물의 층위: 박·새박·호박·수박

식물의 층위에서 박의 형상은 가장 손쉽게 관찰된다. 박과 새박덩굴의 열매, 호박과 수박은 생물학적 계통과 각 명칭의 어휘사가 서로 같지 않다. 따라서 이들을 모두 하나의 어원에서 곧바로 갈라진 말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생활인의 형상 인식에서 이들은 둥글거나 길둥글게 맺히고, 자라면서 부풀며, 껍질 안에 씨와 속을 품는 열매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특히 박은 자연 상태에서는 볼록한 몸체이지만, 말리고 가르면 오목한 생활용기가 된다.

박은 자연 속의 둥근 몸체이면서, 동시에 잠재된 그릇이다.

이러한 이중성은 식물의 박이 인체와 도구, 지형을 연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 다만 그것이 반드시 모든 박계 어휘의 발생적 원형이라는 뜻은 아니다. 박 열매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반복되는 둥근 형상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 주는 하나의 보충 사례이다.

 

5. 생활도구의 층위: 바가지·함지박·쳇박

박을 반으로 가르고 속을 파내면 바가지와 표주박이 된다. 함지박은 재료가 반드시 박은 아니지만, 넓고 둥근 둘레와 오목한 내부를 가진다는 점에서 박계 형상의 생활도구적 확장을 잘 보여 준다.

생활도구의 박에는 세 공간이 동시에 존재한다. 첫째는 밖에서 보이는 둥근 몸체이고, 둘째는 물건을 담는 오목한 내부이며, 셋째는 안과 밖을 나누는 단단한 둘레이다. 이 세 요소는 산과 골짜기의 형상을 설명할 때도 그대로 대응한다.

‘쳇박’과 ‘쳇바퀴’가 체의 둥근 몸체나 테두리를 가리키는 일상어로 함께 쓰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체의 테두리는 곧고 얇은 나무판을 둥글게 휘어 만든다. 제작 재료와 과정에서는 직선형 ‘바’의 성격을 보이지만, 완성된 형태는 둥근 ‘박’ 또는 납작한 함지박과 닮는다.

따라서 쳇박과 쳇바퀴는 어느 한 단어가 다른 하나에서 발생했다는 증거라기보다, 직선의 재료와 둥근 완성형이 같은 생활도구 안에서 교차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같은 사물을 제작 방식에 따라 ‘바퀴’로, 완성된 몸체의 형상에 따라 ‘박’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6. 지형의 층위: 함박산·함박바위·함박골

지형에서 박의 형상은 크게 볼록형과 오목형으로 나타난다. 볼록형은 둥근 이마나 엎어놓은 박처럼 솟은 산, 봉우리, 바위이다. 오목형은 함지박처럼 산줄기가 둘러싸고 내부에 골짜기나 마을 터를 품은 공간이다.

유형 지명 사례 형상적 해석 가능성
볼록형 지형 함박산·함박봉·함박등·함박바위 둥글게 솟은 산머리, 박이나 함지박을 엎어놓은 듯한 외형
오목형 지형 함박골·함박동·함박마을 둥근 산줄기에 둘러싸여 안으로 오목하고 내부 공간을 품는 골
복합형 지형 둥근 산 아래의 함박골 등 바깥의 볼록한 산체와 안쪽의 오목한 골이 한 지명권 안에서 결합

다만 전국의 모든 함박골과 함박산을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어떤 곳은 함박꽃, 성씨, 한자 차용, 다른 옛말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개별 지명은 실제 지형, 옛 표기, 주변 지명, 주민 구술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본고가 제안하는 것은 ‘함박’이 등장할 때 우선 둥글고 불룩하거나 둘러싸여 오목한 지형인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형상적 판단 기준이다.

지명에서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기하학적 원형이 아니라 주변 지형과 비교되는 상대적 형상이다. 다른 산보다 둥근 산머리, 다른 골보다 둥글게 감싸인 골, 마을과 경작지를 하나의 그릇처럼 품는 산줄기가 이름의 근거가 되었을 수 있다.

 

7. 공간적 층위와 보충성의 원리

인체·식물·생활도구·지형은 각각 다른 규모의 공간이다. 이마박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신체의 작은 곡면이고, 박과 함지박은 사람이 들고 사용하는 중간 규모의 몸체와 용기이며, 함박골은 마을과 들을 품는 거대한 공간이다. 규모는 달라도 둥글게 솟고, 둘레가 생기며, 안쪽에 공간을 품는 구조는 반복된다.

공간적 층위 대표 어휘 핵심 형상
인체 이마박·마빡 둥글고 앞으로 드러난 외면
식물 박·새박·호박·수박 부풀어 맺히고 내부를 품은 열매
생활도구 바가지·함지박·쳇박 둥근 둘레와 오목한 내부
지형-볼록 함박산·함박바위 엎은 박처럼 솟은 산체
지형-오목 함박골·함박마을 함지박처럼 둘러싸인 생활공간

이 표는 발생의 순서를 뜻하지 않는다. 어느 층위가 다른 층위를 낳았다는 계통도도 아니다. 각 공간은 같은 형상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구현하고, 다른 층위의 해석을 보충한다. 지형에서 둥근 골을 확인하면 함지박의 형상이 이해를 돕고, 함지박의 이름을 해석할 때에는 박 열매와 인체의 둥근 외면이 의미의 폭을 넓힌다.

보충성의 원리는 단정의 근거가 아니라 가설의 밀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서로 다른 공간 층위에서 형상과 음이 반복되더라도 동일 어원임이 자동으로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개별 사례가 고립된 우연인지, 광범위한 생활 의미망의 일부인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비교틀이 된다.

 

8. 직선의 ‘바’와 둥근 ‘박’: 바나니골에서 함박골까지

앞선 연구에서 괴산 조천리의 바나니골은 산 사면을 대각선으로 길고 곧게 가르는 골짜기로 확인되었다. 진주 미곡리의 바곡과 영천의 진바곡 역시 한 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는 선형 골짜기의 사례로 검토되었다. 이 지명들의 ‘바’는 바깥이라는 위치 개념보다 밧줄, 곧은 통나무, 재목, 대들보와 같은 선형 형상과 연결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비해 함박골의 ‘박’은 둥글게 둘러싸이고 안으로 공간을 품는 형상과 연결된다. 하나는 길고 곧은 골이고, 다른 하나는 둥글고 오목한 골이다. 두 지명군은 서로 반대되는 지형의 기본 형상을 보여 준다.

바나니골의 ‘바’가 산속에 놓인 곧은 재목이라면, 함박골의 ‘박’은 산속에 놓인 둥근 그릇이다.

그러나 직선의 바와 둥근 박은 완전히 분리된 의미축이 아니다. 곧은 나무판을 휘면 쳇바퀴와 쳇박의 둥근 테가 되고, 긴 살대와 바를 엮으면 바구니와 소쿠리가 된다. 통나무를 자르고 다듬으면 원판형 바퀴의 몸체가 되며, 둥근 박을 가르면 바가지가 된다.

전통의 제작기술은 직선 재료를 둥근 몸체와 둘레로 바꾸었다. 따라서 ‘바’의 선형성과 ‘박’의 원통·용기형 형상은 도구생활 속에서 교차하고 서로의 의미를 끌어당겼을 가능성이 있다. 쳇바퀴와 쳇박이 같은 체의 몸체를 가리키는 생활어로 병존한다는 사실은 이 교차를 보여 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이 관계 역시 발생순서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 박의 둥근 형상이 바퀴에 먼저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고, 바퀴와 체의 기술적 형상이 박계 어휘를 다시 활성화했을 수도 있다. 지역과 시대에 따라 양방향의 교섭이 반복되었을 가능성이 더 자연스럽다.

 

9. 연구상의 한계와 향후 조사

본고의 논지는 인체·식물·도구·지형에서 반복되는 형상 의미망을 제시하는 가설이다. 이를 국어학적 동원어 관계로 확정하려면 다음 자료가 더 필요하다.

• 이마박·마빡·쳇박의 지역별 발음과 사용범위에 대한 방언 조사

• 박·바가지·함지박 계열의 고어 표기와 문헌상의 형태 변화 검토

• 전국 함박골·함박산·함박바위의 지형 유형과 옛 표기 비교

• 함박꽃·성씨·한자식 유래 등 경쟁 가설을 포함한 개별 지명 검증

• 쳇박·쳇바퀴·챗박·챗바퀴의 실물 구조와 지역어 채록

• 바나니골·바곡 계열과 박계 지명을 함께 놓은 직선형·원형 지형 분류

특히 ‘함박’이 들어간 지명을 모두 둥근 형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지형의 실제 형태가 맞지 않거나 옛 표기와 주민 전승이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면 그 사례는 제외해야 한다. 형상 의미망은 개별 지명을 강제로 끼워 맞추는 틀이 아니라, 유래가 사라진 지명을 다시 검토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비교 기준이다.

 

10. 결론

‘박’ 계열의 의미망은 한 단어가 다른 단어를 낳은 시간적 계통으로 보기보다, 둥글게 불거지고 속을 품으며 둘러싸는 형상성이 서로 다른 공간적 층위에서 반복되는 구조로 이해하는 편이 적절하다.

이마박과 마빡에서는 머리의 둥근 앞면으로, 박·새박·호박·수박에서는 내부를 품은 열매로, 바가지·함지박·쳇박에서는 둥근 둘레와 오목한 내부를 가진 생활도구로, 함박산과 함박골에서는 볼록한 산체와 둘러싸인 골짜기로 나타난다.

이들 사이에는 고정된 발생순서가 없다. 인체와 식물, 도구와 지형은 서로의 형상을 빌려 의미를 보충하며, 영향의 방향은 역순이거나 복수일 수 있다. 이마박에서 함박골까지 이어지는 것은 단선적인 어원 계보가 아니라, 크기와 기능을 바꾸어 가며 되풀이되는 공간적 대응망이다.

한편 바나니골·바곡·진바곡의 ‘바’는 길고 곧은 줄과 재목의 형상을 보여 준다. 직선의 바와 둥근 박은 서로 반대되는 형상처럼 보이지만, 곧은 나무를 휘고 엮고 잘라 둥근 도구를 만드는 생활기술 속에서 지속적으로 만난다. 이 점에서 바와 박은 동일 어원이라고 단정할 수 없더라도, 전통생활의 제작방식과 공간 인식 안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인접 의미망으로 검토할 가치가 있다.

이마박에서 함지박과 수박을 거쳐 함박골에 이르기까지, ‘박’은 둥글게 불거지고 속을 품으며 둘러싸는 형상으로 인체·식물·도구·지형의 공간을 오간다. 바나니골의 ‘바’가 산속에 놓인 곧은 재목이라면, 함박골의 ‘박’은 산속에 놓인 둥근 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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